삼성그룹은 2011년 4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위력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어야 했다. 신라호텔이 한복을 입은 이혜순 한복 디자이너의 뷔페식당 출입을 막은 사실이 트위터를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기 때문. 당시 공식 트위터 계정이 없어 삼성그룹의 트위터를 빌려 급한 불부터 끈 신라호텔은 1주일 뒤 부랴부랴 트위터 계정을 신설하고 거듭 사과했다.
크게 ‘데인’ 삼성그룹은 이후 전 계열사에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주요 SNS상에 계정을 만들고 소셜마케팅을 대폭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삼성전기 등 B2B 업체들도 공식 캐릭터를 만들고 페이스북에서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를 벌였다. 계열사 가운데 소비자 접점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도 대규모 소셜마케팅에 나섰다. 그 결과 삼성은 2013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라인 팬’을 확보한 브랜드로 올라섰다.
미국 소셜미디어 랭킹업체 ‘스타카운트’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삼성모바일)는 월트디즈니와 코카콜라, 구글 등을 제치고 지난해 가장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스타카운트는 매년 글로벌 기업과 브랜드, 연예인 등의 소셜 미디어 순위를 조사해 발표한다.
스타카운트는 “삼성모바일은 2013년 한 해 동안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등 SNS 세상에서 소비자 참여형 소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냈다”며 “그 결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각각 1400만 명의 친구와 400만 명의 팔로어를 새로 확보했고, 유튜브에서는 8600만 건 이상의 영상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삼성모바일에 이어 월트디즈니가 2위, 내셔널지오그래픽이 각각 3위에 올랐다. 이어 나이키, 구글, 코카콜라, MTV,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이 뒤를 이었다. 월트디즈니는 신작 ‘몬스터 대학’의 성공과 더불어 중국 웨이보와 페이스북에서 각각 100만 명과 200만 명의 신규 팬을 확보한 점을,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125주년을 맞아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로 꼽힌 점을 인정받았다.
삼성모바일은 이번에 선정된 10대 브랜드 가운데 유일한 전자 제조업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셜미디어를 직접 운영하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나 전통적으로 마케팅에 강점을 가진 소비자 생활용품업체를 누르고 1위에 오른 것이라 의미가 있다”고 했다.
삼성모바일은 올 한 해 전 세계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고객들과 다양한 소통방식을 시도해왔다. 구매자가 직접 제품의 장점을 소개하는 ‘브랜드 보이스’, 사전에 연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매자가 직접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기어의 강점을 설명한 ‘소비자 보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방식은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며 “소비자의 목소리로 제품을 직접 소개해 입소문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한편 이번 순위에서 5위에 그친 구글의 에릭 슈밋 회장은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한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소셜 미디어의 등장을 진즉에 눈치 채지 못한 것이 최대 실수”라고 했다. 구글은 2004년 페이스북이 등장한 후에도 소셜미디어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다가 2011년이 돼서야 SNS 채널인 ‘구글플러스’를 만들었는데 이 점이 자신이 저지른 가장 큰 실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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