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이상 된 해외 장수 기업들이 장수를 위해 선택한 전략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공통분모는 ‘변화에 대한 적응’이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제품도 100년 이상 똑같은 모습이라면 소비자가 외면할 수밖에 없다.
200년 넘게 세계 최고 소재 기업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국 듀폰은 핵심 성공 비결로 ‘과감한 변신’을 꼽는다. 1998년부터 7년간 6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과 기술 포트폴리오를 바꿔 나갔다. 2004년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섬유 사업을 매각하고 그 대신 종자회사인 파이어니어를 사들였다. 현재 듀폰의 전체 매출 중 30% 이상이 최근 5년 안에 개발된 신기술과 제품에서 나올 정도로 지속적으로 기술 혁신을 하고 있다.
독일에 본사를 둔 지멘스는 1847년에 설립됐다. 160년 이상 기업을 키워 온 지멘스의 고성장 비결 역시 변화를 예측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정확히 파악해 내놓은 덕분이다. 지멘스는 현재 에너지 인프라 의료 등의 분야에서 최첨단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871년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문을 연 우치다(內田)사진주식회사는 우치다 가문에 6대째 대물림되고 있는 사진관이다. 이 회사는 서양의 사진 기술을 들여와 정부 고관(메이지 시대)→가부키(歌舞伎) 배우(1900년대 전후)→군인(전쟁 때)→혼례(전쟁 후) 등 시대 흐름에 맞춰 주된 고객층을 바꿨다. 1971년 컬러 사진, 1995년 디지털 앨범 등을 선보여 기술 변화에도 빨리 적응했다.
프랑스의 타이어 업체 미쉐린은 올해로 창업 124년을 맞는다. 혁신적인 타이어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였을 뿐 아니라 자동차 문화 정착을 위해 도로표지판을 설치하고 지도와 레스토랑 안내서도 발간했다. 시대 상황에 맞춰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욕구를 사전에 파악해 최적의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100년 기업을 디자인하라’의 저자 짐 언더우드 씨는 책에서 “열린 경영, 6시그마, 벤치마킹, 핵심 경쟁력 개발 등 경영 기법은 일시적으로 기업의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지만 장기간 지속하게 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변화에 얼마나 잘 대비하고 대처하는지에 따라 장기 생존 여부가 갈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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