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타고 돌아온 ‘1000원 마케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8일 03시 00분


“소비자들 고민없이 지갑 연다”
외식업계-마트-온라인마켓… 다양한 저가상품 잇따라 내놔

불황을 타고 추억의 ‘1000원 마케팅’이 돌아왔다. 지갑을 여는 데 심리적 부담이 거의 없는 1000원대의 균일가 제품군을 강화하거나 1000원짜리 상품을 한시적으로 내놓고 소비자를 모으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는 것.

최근 1000원 마케팅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 중인 곳은 외식업계다. KFC는 2일부터 커피, 핫초코 등 핫음료 4종을 1000원에 제공하는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버거킹 역시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칠리핫도그, 킹핫도그 등 스낵 메뉴를 1000원에 내놨다. 맥도날드는 프렌치프라이, 탄산음료, 로스트커피 등을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조건을 충족할 경우 1000원만 더하면 여러 가지 혜택을 주는 프로모션도 활발하다. 미스터피자는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맘마미아’ 피자를 주문하는 고객들이 1000원만 더 내면 샐러드바(2인)와 음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불황에 직접적 타격을 받는 외식업체들로서는 가격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나 거부감이 거의 없는 1000원 마케팅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에서도 최근 1000원 단위 균일가 행사를 연이어 열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1000원에 판매하는 균일가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자 상품 수를 300여 품목으로 늘렸다.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어난 것이다. 수세미, 감자깎이 등 주방용품이나 청소용품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이 같은 균일가 상품의 매출은 전년보다 55%가량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도 1000원 균일가 행사에 대한 고객 반응이 좋아 예년보다 행사 품목, 행사 일수를 늘리고 있다. 올해 들어 일주일간 1000원 균일가로 판매한 청정원 순창 초고추장(170g)과 청정원 순창쌈장200(200g)은 균일가 행사가 없던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각각 326.8%, 232.7%나 뛰었다.

온라인마켓도 1000원 마케팅으로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G마켓에서 운영하는 쇼핑사이트 G9에서는 1000원 이하 저가 제품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특히 식품류가 인기다. ‘총각네 통등심 돈까스’(100g)와 ‘캘리포니아 석류’(1개)는 9일까지 할인가를 적용해 990원에 판매 중이다. G마켓 마트용품 전문 코너인 ‘마트온’에서는 수세미, 면봉, 포일 등 각종 다이소 생필품 대부분을 균일가 1000원에 판매해 인기를 얻고 있다.

11번가도 올 들어 특가 기획전 ‘쇼핑딜’을 확대 개편하면서 대폭 할인가인 1000원 미만의 특가 상품을 매일 정기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종훈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불황인 데다 생활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1000원 균일가는 심리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파격가에 기획해 선보이는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불황#1000원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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