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아파트-상가 입찰 올해도 ‘대박 예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8일 03시 00분


2014 경매시장 전망

지난해 경매시장은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연 15조 원 안팎이었던 경매시장 거래 규모가 처음으로 17조 원을 넘어섰고 수도권 아파트 경매 응찰자 수는 8만1365명으로 2012년(5만3268명)과 비교해 50% 넘게 늘었다. 전례 없는 전세난에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가 경매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다 내집빈곤층(하우스푸어)이 내놓은 경매물건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경매시장의 호황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난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부동산 거래를 억누르던 ‘대못규제’가 잇따라 뽑히면서 매수심리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올해 분야별 경매시장 전망과 점검해야 할 경매제도를 정리했다.

● 중소형 아파트와 상가 인기 지속될 듯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의 부동산 경매진행 건수는 23만7029건으로 2011년(22만4975건)보다 5.4% 늘어났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월별 ‘경매 예정 물건’은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예정된 물건이 첫 경매에 나올 때까지 통상 3∼4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올 상반기도 물건 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경매시장은 전용 85m² 이하 중소형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주택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용 85m² 이하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4.3%였다.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70%를 넘어서는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섰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올려주는 대신 경매로 내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어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상가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전국 상가 경매 응찰자 수는 2.7명으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낙찰률이 50%대에 머무는 상가도 지난해 61.0%로 2003년 이후 최고치였다.

토지 경매는 부동산 불경기에 위축되는 추세지만 제주와 세종같이 들썩이는 지방 토지는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제주 토지 평균 낙찰가율은 94.5%였고, 7∼11월로만 보면 100%를 넘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 등으로 제주 토지를 사려는 외국인 수요자가 많아 경매시장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도 지난해 평균 낙찰가율이 85.7%로 전국 평균(60.3%)을 훌쩍 뛰어넘었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일부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토지 경매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개발 호재가 많은 경기 하남시와 경북 예천군 등을 주목할 만하다”라고 했다.

● 유념해야 할 새 경매제도

올 하반기부터 최저매각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저매각가격이란 경매물건이 처음 경매법정에 나올 때 가격으로 현재까지는 감정평가액이 기준이다. 법무부가 지난해 5월 부동산경매 낙찰가격 하한선을 20%포인트 낮추는 민사집행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또 부동산 공유자에게 우선적으로 경매에 참여할 권리를 주는 ‘공유자 우선매수권’ 행사 횟수가 무제한에서 1회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공유자들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뒤 보증금을 내지 않는 방식으로 경매를 유찰시키는 점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개정안이 시행되면 경매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중소형 아파트#상가 입찰#2014 경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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