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액세서리 뜨고 웰빙관련 제품들은 죽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0일 03시 00분


본보, 中企진흥공단 3년치 ‘HIT 500’ 상품 분석… “2014년은 캠핑-등산용품 뜰 것”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심정으로 신제품을 만든다.”

어느 중소기업 사장의 말이다. 중소기업은 한 번의 실패로 기업의 존폐가 결정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막 창업했거나 신제품을 출시하는 중소기업들은 소비자의 유행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내 중소기업 수는 323만여 개. 매년 수만 개의 신제품이 시장에 나와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2014년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중소기업 제품은 무엇일까. 동아일보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2011년부터 매년 중소기업 신제품을 대상으로 선정한 인기 상품 순위인 ‘HIT 500’ 3년 치를 분석했다. 공단은 8000여 명의 소비자 평가단과 전문가 심사위원 50여 명의 평가를 거쳐 매년 인기상품 500개를 선정해 왔다.

지난 3년 동안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제품 분야는 ‘디지털기기 액세서리’였다. 매년 50여 개의 인기 상품이 등장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디지털기기 액세서리 시장은 2010년 2445억 원에서 지난해 1조7000억 원으로 성장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디지털기기 액세서리라고 하면 휴대전화용 가죽 케이스와 고리 등이 전부였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액정보호필름, 도난방지용 고리 등 다양한 제품이 나왔다.

정재필 HIT 500 심사위원은 “2009년 말부터 스마트폰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가 등장하는 등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특별한 기술이 결합된 제품보다 톡톡 튀는 디자인을 입히거나 작은 아이디어가 더해진 제품이 많았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의 케이스, 스마트폰 전용 소형스피커 등이 인기를 끌었다.

반면 건강 위생 등 ‘참살이(웰빙)’ 관련 제품들은 하락세였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인기를 끌었던 참살이 제품은 2011년까지만 해도 2위였지만 지난해는 6위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참살이 관련 제품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 차별화된 제품이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성수 HIT 500 심사위원은 “예전에는 개인 소비자의 건강을 위한 제품이 인기였지만 지금은 무공해, 친환경 등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환경적인 요소가 결합된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올해 소비자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을 제품은 무엇일까. 심사위원들은 “소비자들의 여가활동이 헬스 수영 등에서 캠핑 등산으로 옮겨가고 있어 관련 제품들의 인기가 올해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캠핑용 랜턴, 바비큐 그릴, 휴대용 난방기 등이 매년 순위에 점점 더 많이 올라오고 있다. 헬스용 장갑이나 신발 등 관련 제품들의 순위가 매년 하락하는 것과 반대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박성철 과장은 “아직까지 캠핑 관련 시장에서는 휴대용 테이블, 간이의자 등 전통적인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올해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결합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디지털기기 액세서리 분야도 올해는 시장이 정체되면서 예년에 비해 덜 매력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동안 전체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어 성공 확률이 높고 아이디어만으로 시장에 뛰어들 수 있을 정도로 진입장벽도 낮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소비자의 이목을 끌 만한 기술이 접목되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서동일 dong@donga.com·정호재 기자
#중소기업#인기 상품#디지털기기 액세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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