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5년 불황암초 뚫고 부활 조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1일 03시 00분


작년 전세계 선박 수주량 92% 껑충… 시장 점유율 중국이 41%로 1위
수주액은 한국이 411억달러로 1위… 올핸 LNG운반선 발주 큰폭 늘듯

조선업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여간 지속된 불황의 터널을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이 전년보다 2배 가까이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글로벌 해운사들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를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0일 해운 및 조선 전문조사업체인 클라크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량은 4866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로 2012년(2530만 CGT)보다 92.4% 증가했다. 2008년 5488만 CGT 이후 5년 만에 최대 수주량이다.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2007년 9393만 CGT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뒤 2010년(전년 대비 175.1% 증가)을 제외하고는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 ‘질’로는 한국, ‘양’으로는 중국

국가별 수주량은 중국이 1위였다. 중국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1991만 CGT를 수주해 2012년(812만 CGT) 대비 145.0% 늘어났다. 이에 따라 중국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2년 32.1%에서 지난해 40.9%로 8.8%포인트 높아졌다.

2위인 한국은 지난해 전년(808만 CGT)보다 98.8% 늘어난 1607만 CGT를 수주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33.0%로 2012년(32.0%)에 비해 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수주 금액으로 보면 한국이 411억 달러(약 44조 원)로 1위였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가 LN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대거 수주한 결과다. 2위인 중국은 326억 달러에 그쳤다. 빅3는 클라크슨 리서치 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도 지난해 목표치보다 1.7% 많은 637억 달러를 수주했다.

○ 올해 수주 전망은 ‘화창’

국내외 조선업계에서는 올해 조선 경기가 지난해보다 좋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해운업체들이 2017년부터 생산량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산 셰일가스를 타깃으로 LNG선 발주를 크게 늘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클라크슨이 발표하는 신조선가(새로 발주되는 배의 가격) 지수도 지난해 5월(126)부터 매달 1포인트씩 상승해 지난해 말에는 133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조선업체들은 올해 수주 목표를 상향 조정한 상태다. 세계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은 올해 조선부문과 해양부문을 합쳐 250억 달러(현대삼호중공업 포함)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목표치 238억 달러보다 5.0% 높게 잡은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목표치는 지난해 수주 실적(258억 달러)보다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다”라면서도 “글로벌 조선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인 만큼 목표 초과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용범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발주량 증가속도가 선박 가격을 강하게 끌어올리기에는 아직 힘에 부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글로벌 조선업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조선업#불황 탈출#해운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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