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의 올해 투자 규모가 최대 9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투자 ‘50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은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소폭 늘려 최소 94조 원, 최대 99조 원의 신규 투자를 할 계획이다. 4대 그룹의 지난해 총투자액은 92조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약 49조 원을 투자한 삼성은 지난달 17일 전경련회관 준공식 이후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2014년에 50조 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의 투자는 지난해 매출 228조4200억 원, 영업이익 36조77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나타낸 삼성전자가 주도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최소한 지난해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며 “삼성전자가 투자를 늘리면 삼성디스플레이나 삼성전기, 삼성SDI 등 계열사도 이에 맞춰 투자를 더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2011년 42조 원, 2012년 45조 원, 2013년 49조 원으로 매년 7∼9%씩 투자 규모를 늘려 왔다. 이 추세로 보면 올해 투자액은 52조 원대에 이를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목표했던 14조 원을 모두 집행했으며 올해 투자액은 많게는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3고로와 현대하이스코 당진 제2냉연공장 등 굵직한 설비 투자를 마쳤으므로 올해에는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SK와 LG는 당초 계획에 다소 못 미치는 13조 원과 16조 원 안팎을 각각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증손회사의 외국회사 합작을 허용한 외국인투자촉진법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SK종합화학의 합작투자를 제대로 집행하지 못했다. LG도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황의 부진으로 LG디스플레이가 연초 계획보다 1조 원 이상의 투자를 실행하지 못했다.
두 그룹은 2014년 투자 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늘릴 계획이다. SK는 14조∼15조 원, LG는 16조∼17조 원 정도를 투자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4대 그룹의 올해 투자는 신성장동력 확보와 연구개발(R&D)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올해 첫 투자로 미래 전략 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천 송도바이오의학품 생산라인 증설을 선택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는 2015년 8월까지 약 6000억 원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투자한다. 삼성은 앞으로 10년간 정보기술(IT) 기초과학 분야에 1조5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친환경 그린카와 첨단기술을 융합한 스마트카 같은 혁신 기술 개발에 투자를 크게 확대하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완공할 기아차 중국 3공장과 현대제철 특수강 공장 건설 외에 굵직한 시설 투자는 없다”며 “그 대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R&D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오너 부재에도 불구하고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에너지관리시스템(ESS) 등 IT와 에너지 융합 분야의 연구개발에 1조2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G는 초고화질(UHD) TV, 모바일용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등의 연구개발과 생산설비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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