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만의 버블 밀크티 브랜드 ‘공차’ 2. 싱가포르의 악어 등 특수 피혁 브랜드 ‘콴펜’ 3. 파인애플로 만든 대만 케이크 ‘펑리수’ 4.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홍콩 초콜릿 브랜드 ‘페닌슐라’ 5. 육포로 유명한 싱가포르 브랜드 ‘비첸향’. 현대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 제공
최근 현대백화점은 대만 케이크인 '펑리수'를 들여왔다. 펑리수는 파인애플로 만든 케이크로 대만에서는 주로 새해에 즐겨 먹는 디저트다.
이달 2~5일 나흘 동안 본점(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지하 1층에서 행사를 열었더니 1000박스나 팔렸다. 김병한 현대백화점 식품 담당(바이어)은 "평소에 같은 장소에서 행사를 열 때와 비교해 매출이 2배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펑리수를 설 선물세트로 기획해 다시 내놓을 예정이다.
●버블티부터 패션·잡화까지… 유통업계 부는 동남아 바람
최근 국내 유통업계에 '동남아 바람'이 불고 있다. 홍콩, 대만,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유명 브랜드나 제품들이 우리나라에 잇달아 들어오고 있다. 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동남아시아 제품을 경험 해 본 적이 있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버블티'로 유명한 대만 브랜드 '공차(貢茶)'가 대표적이다. 버블티는 홍차, 우롱차, 녹차 등의 잎차에 우유를 섞은 후 '타피오카 펄'(열대식물 뿌리에서 채취한 젤리를 구슬 모양으로 만든 것)을 넣은 음료다. 2012년 4월 홍대 앞에 직영 1호점을 낸 공차는 커피에 질린 젊은층을 중심으로 파고들었다.
김두준 공차코리아 본부장은 "가맹 사업을 시작한 지난 한 해 동안 100곳에 점포를 세웠고 현재는 130개 점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본점, 영등포점, 부산본점 등 세 곳의 공차 매장에서 월 평균 약 7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공차의 높은 인기에 백화점 측은 또 다른 대만 버블티 브랜드 '이지웨이'를 서울 잠실점에 들여왔고 망고 디저트 브랜드인 '미트 프레시'도 입점을 검토 중이다. 주원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식품 담당(바이어)은 "우리나라 기후가 여름철에 아열대성으로 바뀌면서 6~8월 주로 판매 되던 음료가 최근에는 '사시사철 제품'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커피와 토스트를 파는 싱가포르 디저트 브랜드 '야쿤카야토스트'도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가맹점을 내고 우리나라에서 가맹 사업을 시작했다. 육포로 유명한 또 다른 싱가포르 브랜드인 '비첸향'은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에 모두 입점할 만큼 인기가 높다.
●기후 변화·차별화가 바꿔 놓은 유행
동남아 바람은 패션에서도 나타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0월 본점 신관 4, 5층을 새롭게 열면서 태국 캐주얼 브랜드 '그레이하운드' 매장을 열었다. 단독 매장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갤러리아백화점에는 싱가포르 악어가죽 브랜드 '콴펜' 매장이 명품관에 입점해 있다.
유환염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 여성캐주얼팀 과장은 "알록달록한 기존의 동남아풍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감성을 담은 동남아시아 의류 브랜드들이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바람이 거센 이유는 뭘까.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는 "국내에서 동남아시아로 해외여행을 많이 떠나면서 동남아시아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해외여행 트렌드 전망 보고서'에도 최근 1년 내 다녀온 국가를 조사한 결과 태국(108명), 홍콩·마카오(74명), 필리핀(67명), 싱가포르(49명) 등 동남아시아 지역이 일본(179명)과 중국(162명)에 이어 3~6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유통업체들의 차별화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여준상 동국대 교수(경영학)는 "북미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의 익숙한 브랜드가 아닌 새로운 브랜드 제품을 들여오면서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업체들의 노력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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