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오르막길-코너링이 즐거운 깜찍한 ‘숙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7일 03시 00분


르노삼성자동차 ‘QM3’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차. 북악스카이웨이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차.

기자가 타본 르노삼성자동차의 QM3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렇다. QM3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의 중간 형태를 뜻하는 크로스오버 차량이다.

차체가 높지 않아 ‘하의 실종 패션’ 시대에 짧은 치마를 입고도 부담 없이 탈 수 있었다. 실제로 치마를 입고 SUV에 ‘올라타는’ 게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운전석에서 앞뒤 간격을 조절할 수 있는 구간도 넓은 편이다. 키가 크면 뒤로 밀면 된다. 키가 작으면 앞으로 바짝 당기면 된다. 굳이 다리를 쭉 뻗어가며 가속페달을 밟을 필요가 없었다.

디자인이나 내부 공간에서도 여성을 배려한 흔적들이 보였다. 외관 디자인은 귀여운 편. 특히 기자가 시승한 검은색 QM3 전면부에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주황색 포인트가 감싸고 있어 톡톡 튀는 인상을 줬다. 다만 ‘단순미 지상주의’인 기자는 굳이 고르라면 아이보리색 차량을 고르겠다.

조수석 앞에 있는 수납공간은 12L 부피 서랍형으로 화장품이나 전자기기 등을 넣고 다니기에 편리할 것 같다. 좌석 시트에 지퍼를 달아 분리해 세탁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뒷좌석을 앞으로 당기면 트렁크 적재공간이 377L에서 455L로 늘어난다. 다만 운전석 옆에 있는 컵 받침이 얕아 운전을 하다 보면 음료수가 담긴 페트병이 자꾸 넘어졌다.

운전을 해보니 QM3는 오르막길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코너링도 안정적이었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를 때 힘이 달린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 QM3는 밟는 만큼 나간다는 느낌을 줬다. 북악스카이웨이 일부 구간에서 시속 50∼60km로 달려봤다. 차체가 밀리는 느낌이 별로 없이 부드럽게 앞으로 나갔다. 핸들이 가볍고 조작하는 만큼 바로 반응해 코너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배기량이 1461cc이고 최고출력이 90마력에 그치는 만큼 속도를 즐기기엔 적합하진 않았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속력이 바로 실제 주행속도에 도달하지 않아 약간 답답했다. 그러나 시속이 30∼40km를 넘어가면 자연스럽게 힘을 받아 100km까지는 무난하게 올라간다. 다만 디젤 차량 특성 때문인지 고속상태에선 소음이 발생했다. 시속 130km까지 속력을 올랐을 때 약간 힘이 달리는 느낌이 들었다.

연료소비효율(연비)은 훌륭하다. QM3의 연비는 리터당 18.5km. 가솔린 모델인 데다 성능의 차이(배기량 1362cc, 최대출력 140마력 등)가 있어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비교적 비슷한 체급을 가진 ‘쉐보레 트랙스’의 연비가 12.2km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편이다.

그러나 내부 인테리어의 세련미는 조금 아쉬웠다. 사이드미러의 좌우 폭이 더 길었으면 조금 더 편리할 듯했다.

이 차를 탈 땐 운전석, 조수석에 앉은 두 사람이 반드시 안전벨트를 하길 추천한다. 안전벨트를 안 맸을 때 나는 경보음 소리가 경적보다 크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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