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회의 땅]우리은행, 인도 발판 ‘아시아 톱10 은행’ 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7일 03시 00분


“현재 5% 수준인 해외 수익 비중을 15%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포부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한 전략으로 해외 진출 때 세계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을 강조했다.

2016년까지 ‘아시아 톱10 은행’에 들겠다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내놓았다. 또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을 따로 나눠 지역별로 차별화되게 공략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미국, 영국, 홍콩 등 이미 진출한 선진국 시장에서는 외화대출금 같은 여신을 늘리고 국내 현지법인의 자금수요를 관리하며 수익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것. 신흥국에서는 영업력과 현지 네트워크를 확대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은 올해도 민영화라는 최우선 과제가 남아있지만 포화 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을 멈출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은 2012년 4월 신흥국 대표국가인 인도 첸나이 지역에 진출해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지점을 개설했다(사진). 첸나이 진출을 준비하던 다른 국내 은행들을 제치고 우리은행만 인도 감독당국의 승인을 받은 것이다. 첸나이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인도 남동부의 경제·문화 중심도시다.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을 비롯해 협력업체가 대거 진출해 있고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으로 관련 협력업체의 진출도 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직원 24명 규모로 지점을 열어 설립 첫해 총자산 5000만 달러, 영업수익 250만 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직원들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지난해 말에는 총자산은 1억 달러, 영업수익 400만 달러를 달성하며 1년 새 2배가량으로 성장했다. 우리은행은 빠르게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는 첸나이 지점을 기반으로 뉴델리, 뭄바이 등 인도전역으로 영업망을 확장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인도 외에도 동남아시아 시장의 영업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사우다라은행 지분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우다라은행은 총자산 7억 달러, 자기자본 5000만 달러 규모로 수도 자카르타 등을 기반으로 개인소매 중심 영업을 하는 은행이다. 이와 함께 베트남에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중동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도 지점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중국에서 동남아를 거쳐 중동에 이르는 ‘범아시아 벨트’를 완성할 계획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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