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10건 가운데 4건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뱅킹일 정도로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금융’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발품을 팔아 은행 창구를 찾는 대신 스마트폰 터치 몇 번만으로 간편하게 예금에 가입하고 송금, 환전 같은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
은행들은 이런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스마트폰 뱅킹 전용 상품과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우대 금리를 제공하거나 모바일 가계부, 전자지갑 같은 서비스를 선보이는 곳이 많아 눈여겨볼 만하다.
인터넷뱅킹 10건 중 4건이 스마트폰 뱅킹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하루 평균 인터넷뱅킹 이용 건수는 5476만2000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뱅킹 이용건수가 2223만5000건이다.
인터넷뱅킹 이용 건수에서 스마트폰 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40%를 넘어선 것이다. 1년 전만 해도 모바일뱅킹 이용 건수는 30%가 채 안됐다.
작년 9월 말 현재 스마트폰 뱅킹에 등록한 고객은 3411만 명으로 전 분기보다 280만 명이나 늘었다. 2010년 4월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인 ‘KB스타뱅킹’을 선보인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현재 가입자가 800만 명을 넘어섰다. 우리은행도 2010년 말 52만 명 수준이던 스마트폰 뱅킹 가입자가 지난해 11월 말 65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조회하거나 자금을 이체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전용 상품과 서비스에 가입해 혜택을 누리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
우대금리 주는 스마트폰 뱅킹 전용 예·적금
우리은행의 ‘우리꿈적금’은 스마트폰으로 가입하면 연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 또 기존에 가입한 친구의 추천을 받아 가입하면 최고 연 0.3%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또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우리꿈적금 금리우대쿠폰’을 발급받아 가입하면 연 0.1%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추가된다.
이 상품은 지난해 1월 선보여 1년여 만에 모두 852억 원이 팔리는 등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20, 30대 가입자가 전체 가입 고객의 80%를 넘는다.
월 300만 원 한도 내에서 정기 또는 자유식으로 적립할 수 있으며 1월 21일 현재 금리는 3년 만기 정기적립식의 경우 연 2.80%가 적용되며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연 최고 3.4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스마트폰뱅킹 서비스인 ‘신한S뱅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신한 북21 지식적금’을 선보이고 있다. 적금 가입자는 신한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지식서재’에서 인문 경제 어학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지식서재에 5일간 출석하거나 SNS로 5회 이상 콘텐츠를 공유하면 최대 연 0.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KB국민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금융 상품에 게임을 접목한 스마트폰 전용 ‘KB Smart 폰 예적금’ 상품을 선보여 지난해 말까지 모두 3조 원을 유치했다. 이 상품은 계좌 현황을 농장으로 이미지화해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동물 캐릭터 수가 늘어나고 우대이율이 연 0.1%포인트 늘 때마다 나무 수가 늘어나는 등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스마트폰으로 환전, 대출 서비스도
외환은행이 선보인 ‘외환 스마트 환율 앱’은 환율 부문에서 돋보이는 대표적인 스마트 금융 서비스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외환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실시간으로 42개국 통화의 환율을 조회할 수 있으며 기간별 환율 조회나 환율 계산기 등의 기능도 제공된다.
또 스마트 환율 앱과 사이버 환전이 연동돼 있는 것도 특징. ‘환율 통지 푸시 알리미’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이 미리 정한 환율에 도달했을 때 알려줘 바로 환전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ZooMoney(주머니)’는 KT와 제휴한 ‘전자지갑 서비스’로 눈길을 끈다. 선불로 충전하면 잔액 내에서 마치 문자를 보내듯 상대방 전화번호로 송금을 할 수 있고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하거나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도 할 수 있다. 주머니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고 약관 동의절차를 거쳐 본인 인증을 받으면 사용할 수 있다. 단 KT의 홈페이지 또는 통신망에 회원가입이 돼 있어야 한다.
우리은행은 스마트폰 뱅킹을 애용해 신용대출 가능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고 영업점 상담 예약을 할 수 있는 ‘스마트뱅킹 대출 사전 상담 서비스’를 이달 중순부터 시작했다. 신용대출 상담을 받기 위해 사전에 은행 지점을 방문해 서면으로 제출해야 했던 개인신용정보 조회동의서를 스마트폰 뱅킹에 접속해 입력하면 된다. 대출 상담을 위해 지점을 여러 번 방문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불편을 크게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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