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효율과 역동성을 확보해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일 열린 시무식에서 ‘역량 강화를 통한 미래 성장 기반 강화’를 올해의 그룹 경영 방침으로 삼고 이같이 말했다. 올해 세계 자동차 수요가 4.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내외 경영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자는 의미다.
물론 현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머무르지는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정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사업 구조와 중장기 성장 전략을 더욱 체계화하고 더욱 혁신적인 제품과 선행기술을 개발하는 데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올해 투자 규모는 지난해(약 14조 원)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시설 투자보다 지속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크게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현대제철 3고로를 포함해 현대하이스코 당진2공장, 현대기아차 주간 연속 2교대 관련 공사 등 대규모 투자가 완료됐기 때문이다. 올해는 상반기(1∼6월) 완공 예정인 기아자동차 중국 3공장과 철분말 등 특수강공장 건설 외에 굵직한 시설투자는 없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R&D 투자를 국내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부 정책의 핵심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동반성장을 통한 상생협력 강화, 내수경기 회복 등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여 일류 자동차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할 방침이다. 지난해 세계 9개국 31개 공장에서 총 756만 대를 판매한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786만 대로 잡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글로벌 공장의 생산 효율을 극대화해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현지 전략 차종의 마케팅을 강화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위해 차량 연료소비효율과 안전 성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친환경 자동차, 첨단 기술이 융합된 스마트카 등의 개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공세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엔화 약세로 일본 업체들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업체들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신차 카드로 맞대응할 계획이다. 유럽 시장에 대형차로는 처음으로 ‘신형 제네시스’를 선보이는 것을 비롯해 ‘쏘나타’, ‘쏘렌토’, ‘카니발’ 후속 모델을 대거 내놓기로 했다. 신형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기술력이 집약된 차량으로 지난해 11월 국내에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아차는 상반기 ‘쏘울’ 전기차를 선보이며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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