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올해 경영 방침을 ‘안정과 성장’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최태원 SK 회장이 구속 수감되면서 미뤄왔던 신규 사업과 해외 투자를 정상화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각 회사들의 자율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그룹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투자사업 및 전략 수립은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회를 통해 해나갈 예정이다. 이른바 ‘따로 또 같이 3.0’ 집단 경영 체제를 본격 가동하는 것이다.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올해 초 신년회에서 당부한 것도 “관계사와 위원회가 자율책임과 집단지성의 시너지를 통해 기업가치 300조 원에 도전하자”는 것이었다.
사업 영역별로는 에너지와 반도체 분야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 사업 투자를 진행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배터리 및 전자신소재 사업 투자를 강화할 예정이다.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중국 국영석유회사 시노펙과 합작한 우한NCC(나프타분해설비) 공장이 올해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하며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 스페인 렙솔사와 합작 추진 중인 기유 공장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투자도 확대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위해 지난해 초 ‘SK콘티넨탈 E-모션’을 출범했으며 베이징자동차그룹·베이징전공과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도 눈앞에 두고 있다. 충남 서산시의 배터리 공장도 설비를 현재 200MWh에서 300MWh로 증설하고 있다.
리튬이온분리막(LiBS)을 비롯한 정보전자소재 사업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 분야는 누적매출이 이미 6000억 원을 넘었으며 전 세계 노트북과 휴대전화 5대 중 1대에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이 사용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안으로 2개 라인을 확장해 글로벌 메이저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까지 1조8000억 원을 투자해 경기 이천 본사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반도체 공장과 클린룸을 건설한다. 또 모바일 시대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전력투구할 방침이다.
그룹의 에너지·발전회사인 SK E&S는 중국 도시가스 시장에 진출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08년 이후 약 36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16.6%를 보유한 중국의 차이나가스홀딩스(CGH)는 이미 지분 가치가 1조 원을 돌파했다. SK E&S는 이를 바탕으로 중국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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