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명품 조명으로 중동서 성공신화… ‘가자! 세계경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03시 00분


카타르 최대 기업과 합자회사 계약 ‘강소기업의 힘’

쿠웨이트 와타니아 텔레콤 본사 건물 외관 조명.
쿠웨이트 와타니아 텔레콤 본사 건물 외관 조명.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중순, 영등포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 진풍경이 펼쳐졌다. 한 외국 유명 브랜드의 패딩을 50∼70%가량 싸게 판매한 이날, 매장 문이 열리려면 족히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이른 시간임에도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이 점포는 준비한 물량의 90%를 당일 하루만에 팔았다. 도대체 왜, 그리고 무엇이 그들의 마음을 빼앗은 걸까. 과연 ‘Made in Korea’도 이러한 진풍경을 연출할 수 있을까. 피식∼ 웃어넘기던
시대는 지났다. 이미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판 명품의 태동이 시작됐다. 한국판 명품 조명기기로 아무도 못한 일을 해낸 기업이 있다. ㈜씨앤씨라이트웨이(정호목 회장·www.cclightway.com)가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2012년 카타르에서 기적을 썼다. 카타르 최대 기업인 알 파이잘 홀딩의 계열사 아말컴퍼니와 대규모 조명회사 합자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한국 기업이 카타르에 제품 생산 공장을 세우게 된 첫 번째 사례다. 2022년 월드컵이 열리는 도하의 밤 풍경을 우리 기술과 디자인으로 밝힐 기회가 열린 것이다.

정호목 회장
정호목 회장
㈜씨앤씨라이트웨이는 현재 카타르의 쇼핑몰, LED조명 가로등 교체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는 카타르 외에 쿠웨이트 와타니아 텔레콤 본사 건물 외벽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중동시장에서 입지를 굳건하게 다지고 있다.

땅따먹기식 다툼만 성행하는 좁은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한 ㈜씨앤씨라이트웨이는 정호목 회장이 1994년 설립한 조명 전문 기업이다. 올해 꼭 스무 살이 된 이 기업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설립 수년 만에 극장용 조명 분야의 강자로 떠올랐고, 2000년대 들어서는 건물과 쇼핑몰 등 대형 구조물을 위한 전문 조명과 방송 스튜디오용 조명까지 접수했다. 외환위기 이후 잠시 정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케이블 방송의 발달로 방송 및 무대 조명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화려하게 재기했다.

무대 조명에서 자리를 잡고, 경관 조명에서 방송 조명으로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한 것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50억 원, 올해는 500억 원을 거뜬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객 명단도 화려하다.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호암아트홀 롯데월드아이스링크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국내 대표 공연시설의 조명을 도맡아 하고 있다.

삼성의 서울 서초사옥 딜라이트와 을지로 삼성화재 본관,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사의 경관 조명도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경관 조명은 건물에 조명 기구를 설치해서 영상을 보여 주는 기술이다. 그는 “요즘은 ‘Made in korea’라고 적힌 상표가 오히려 해외시장에서 대접받는다”며 “한국의 기술력이 세계에서 통하는 만큼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갖춘다면 얼마든지 한국 제품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LED 업계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독려하는 그는 해외 비즈니스에서는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는 고객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업체와의 끊임없는 피드백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기술력과 영업력을 기반으로 중동을 넘어 북아프리카 시장까지 우리 조명 기술이 전파되는 사례를 남기겠다는 각오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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