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도전인 창업의 세계에 정해진 규칙은 없습니다. 하지만 성공한 기업가들의 공통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진흥공단 회의실에 한정화 중소기업청장과 유현오 제닉 사장(43), 박혜린 바이오스마트 사장(44·여), 이원배 더오디 사장(48) 등 3명의 벤처기업 대표가 모여 기업가정신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날 참석한 벤처기업인들은 지난달 서울벤처인큐베이터와 벤처기업협회가 국내 창업가 20인의 성공 방정식을 모아 발간한 책자 ‘작은 사장을 큰 기업인으로 성장시키는 99가지 씨앗’의 모델이자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뽑힌 인물이다.
이날 토론은 벤처기업인들이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 대해 조언하면 교수 시절 오랜 기간 창업 멘토 경험이 있는 한 청장이 화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 성공 이후를 좌우하는 기업인의 자세
벤처기업인들은 후배 창업가들이 흔히 기업가정신에 대해 오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빠른 성공과 ‘대박’만이 기업의 전부인 것으로 착각해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2001년 의료용 화장품 1인 벤처를 세워 글로벌 마스크팩 전문기업으로 키워낸 유 사장은 “나 자신도 교만에 빠져 몇 차례 위기를 겪은 경험이 있다”며 “결국 작은 성공도 직원들과 주위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깨달음을 얻을 때 진정한 기업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청장은 “창업에 있어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모든 사람의 꿈을 한데 모아낼 수 있는 기업가의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사회 전반에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겠다는 꿈이 부족할 때 교만에 빠지고 실패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 시장의 흐름을 읽는 역량도 필요
2005년 휴대전화부품업체를 창업한 이 사장은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판매에 실패해 막대한 재고를 쌓아두고 신용불량자가 된 아픔을 겪었다. 그는 “단순히 ‘앞선 기술을 상용화하면 시장에서 알아주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가 앞섰다”며 “부단히 재기를 꿈꾸는 과정에서 결국 기업가로서 성공하려면 시장의 흐름을 읽는 끊임없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 청장도 “기술 벤처인들이 ‘운칠기삼’(운이 70%, 기술이 30%이라는 뜻)이라는 말을 흔히 하지만 사실은 ‘마칠기삼’(마케팅이 70%, 기술이 30%)이라는 점을 뒤늦게 깨달을 때가 많다”며 “정부의 창업 정책도 냉정한 시장의 현실을 감안해 실패 후 재도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 눈과 귀를 여는 소통의 리더십
대학 재학시절 벤처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국내 신용카드 제조의 70%를 차지할 정도의 국내 대표적인 여성 기업인이 된 박 사장은 “나를 키운 스승은 함께 사업 전선에 나선 직원들과 주위 동료”라고 말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고 궁금한 점을 묻고 해결해 나가는 ‘질문 경영’을 통해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조직 안에서의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한 청장은 “작은 성공에 취해 ‘귀는 닫고 입을 여는’ 기업인은 결국 시장과 직원들의 외면을 받기 쉽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진정한 기업가정신은 사업을 시작할 때 가진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며 “진정성을 갖고 세상과 소통하려고 노력하면 결국 성공은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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