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지난주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40명 규모의 자문단을 회장 직속으로 출범시켰다. 경제 노동 환경 금융 등 7개 분야로 구성한 자문단에는 재계의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을 지낸 김종석 홍익대 교수가 경제민주화 및 재벌개혁에 앞장서 온 박상인 서울대 교수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박 회장은 “옳고 무게감 있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박 회장은 정치권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대한상의는 26일 새누리당 김기현 정책위의장을 초청해 조찬 간담회를 연다.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도 조만간 강연자로 초청할 예정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여야 정책 브레인과 회원업체들 사이 소통의 장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제5단체장과 여야 원내대표의 사상 첫 회담을 성사시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하기 전에도 대기업 총수로는 이례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이용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면모를 보여 화제가 됐다.
그의 최근 행보를 두고 재계에서는 “소통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회원들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해야 할 재계단체의 본분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박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의의 최근 움직임은 전통적인 재계단체의 역할에 충실한 편인 전경련의 그것과 대조된다.
전경련은 지난해 12월 다른 경제단체들과 함께 국회에 계류된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광고를 주요 일간지에 게재했다. 당시 대한상의는 “여야와 소통하는 것이 법안 처리에 더 효과적”이라며 광고에 참여하지 않았다.
전경련은 올해도 초반부터 유관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신규순환출자 금지 등을 두고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 나가는 중이다. ‘정치 실패’ 연속 토론회도 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 편향적인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어 전경련으로서는 고민이 많다. 최근 네이버, 다음 등 정보기술(IT) 대표기업들은 전경련의 회원 가입 권유에 ‘부담스럽다’며 고사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상의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14만 곳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반면 전경련 회원은 대기업 위주로 550여 곳 남짓”이라며 “회원 구성이 다른 데다 지도부의 스타일도 다르다 보니 앞으로도 상당 기간 두 단체가 대조되는 행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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