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2008년 초 구글의 부사장이며 미국 재무부 수석 보좌관이었던 셰릴 샌드버그에게 페이스북의 새로운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를 제안했다. 자서전에서 밝혔듯 샌드버그는 ‘그 제안을 덥석 받아들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제안을 곧바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대신 자신이 페이스북에 합류했을 때 하게 될 역할을 언급하며 더 높은 수준의 보상을 요구했다. 다음 날 저커버그는 더 좋은 조건을 들고 그녀를 찾아왔다.
많은 여성이 리더의 자리를 꿈꾼다. 하지만 모든 여성이 샌드버그처럼 배짱 좋게 협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의 프랭크 플린과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캐머런 앤더슨이 진행한 실험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실험 참가자들은 외향적이고 넓은 인맥을 가졌으며 성공한 어느 벤처투자가에 대한 글을 읽는다. 참가자 중 일부에게는 그 투자가가 남성임을 알 수 있도록 하워드라고 소개했고 나머지에게는 여성임을 유추할 수 있게 하이디라고 알려줬다. 하워드나 하이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참가자들은 둘 다 유능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하워드를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평가한 반면 하이디는 이기적이며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성공한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연봉이나 승진 등을 놓고 벌어지는 협상에서 여성을 소극적으로 만든다.
샌드버그는 이런 편견을 깨고 여성들이 협상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면 ‘생각은 개인적으로, 행동은 공동체적으로’ 할 것을 조언한다. ‘나’보다는 ‘우리’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반발심을 적게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연봉 협상 시 “올해 제가 올린 실적이 좋았습니다”보다는 “올해 우리가 올린 실적이 좋았습니다”라고 할 때 여성들은 덜 이기적이며 자신만이 아닌 조직 전체를 위해 고민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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