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20년]쇼보다 화려한 화면… 명품쇼핑의 아성… 파격의 역사를 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1일 03시 00분


스테디셀러왕국이 되기까지

현대홈쇼핑에서 독점 판매 계약을 따온 페리엘리스의 뉴욕 패션쇼 모습(위쪽). 현대홈쇼핑은 차별화된 상품 방송(아래쪽)으로 유행을 선도하고자 한다. 현대홈쇼핑 제공
현대홈쇼핑에서 독점 판매 계약을 따온 페리엘리스의 뉴욕 패션쇼 모습(위쪽). 현대홈쇼핑은 차별화된 상품 방송(아래쪽)으로 유행을 선도하고자 한다. 현대홈쇼핑 제공
현대홈쇼핑에서는 2009년 ‘홈쇼핑 스테디셀러’라 불리는 대형 히트 상품이 등장했다. 바로 마스크팩 시장의 한 획을 그은 ‘하유미팩’과 거품 세안제 ‘오제끄 클렌저’다. 두 제품 모두 2009∼2012년 현대홈쇼핑에서만 매년 30만 세트가 넘는 놀라운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수도 없이 많은 방송에서 매진이 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여기에는 특히 장기적인 경기 불황과 맞물려 저렴한 비용으로 집에서 자기 자신의 피부를 가꾸려는 주부들의 노력이 한몫을 했다.

차별화된 상품으로 패션 트렌드 선도

2012년은 이른바 ‘홈쇼핑 패션 전쟁’이 시작된 해다. 10대 히트 상품의 대부분이 의류 제품일 정도로 홈쇼핑에서 옷을 구입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 각 홈쇼핑 업체는 연예인 합작 브랜드, 디자이너 합작 브랜드, 해외 유명 의류 브랜드를 앞 다퉈 선보였다. 또 방송 채널을 이용하는 유통채널답게 패션쇼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무대 영상을 선보이며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대홈쇼핑은 특히 변정수의 엘라호야, 김성은의 라뽄떼, 최여진의 라셀루지아 등 연예인과 합작 기획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브랜드를 통해 패션 매출을 이끌었다.

이와 더불어 2013년에는 디자이너 브랜드 및 해외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것이 ‘맥앤로건’과 ‘엘렌 트레이시’이다. 홈쇼핑 의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유명 브랜드의 상품이 판매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홈쇼핑이 고객에게 패션 트렌드까지 제안하고 있다.

특히 현대홈쇼핑의 지난해 패션 매출 비중은 2012년에서 3%포인트 증가한 34%를 기록했다. 해외 글로벌 유명 브랜드인 ‘페리 엘리스’의 국내 독점 라이선스를 따오는가 하면, 여성 캐주얼 브랜드 ‘엘렌 트레이시’와 디자이너 합작 브랜드 ‘맥앤로건’을 연이어 론칭하며 홈쇼핑 패션 전쟁에 불을 지폈다.

현대홈쇼핑은 타 채널에서 만나 볼 수 없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꼼꼼한 품질을 앞세운 상품을 기획한다. 생방송 무대에는 상품을 제작한 디자이너와 패션 관련 전문가가 출연해 전해주는 최신 트렌드와 코디 노하우를 제공함으로써 기존 방송에 신뢰감과 전문성까지 더해 고객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 도입해 인기몰이

현대홈쇼핑의 가방 상품 방송 모습. 현대홈쇼핑 제공
현대홈쇼핑의 가방 상품 방송 모습. 현대홈쇼핑 제공
현대홈쇼핑에서 2013년 첫선을 보인 디자이너 브랜드 ‘맥앤로건’은 국내 셀럽들이 꼽는 1순위 선호 브랜드다. 특히 레드카펫 드레스로 배우 김태희, 한채영, 김연아와 손연재 등이 즐겨 찾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2013년에는 니트, 베스트, 코트 등 다양한 상품이 패션 전문 프로그램인 ‘스타일톡’에서 판매됐으며 맥앤로건의 디자이너 로건이 직접 출현해 최신 트렌드를 설명해주며 판매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3월 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즐겨 입는 패션 브랜드로 잘 알려진 ‘엘렌 트레이시’ 도 선보였다. 현대홈쇼핑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엘렌 트레이시의 공식 판매를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25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 중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6월 글로벌 캐주얼 브랜드 ‘페리 엘리스’의 국내 단독 라이선스 독점 계약을 체결했고, 10월에는 세계 패션의 중심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페리엘리스 2013 가을겨울 패션쇼’를 성황리에 개최하기도 했다. 페리엘리스는 캘빈클라인, 타미힐피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남성복에 다양한 컬러와 문양을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페리엘리스는 11월 9일 론칭 방송에서는 2시간 동안 18억 원의 놀라운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후에도 시간당 평균 매출 5억 원을 기록하는 등 매출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홈쇼핑은 페리엘리스 의류 제품을 업계 최초로 200여 개의 전국 베이직하우스 오프라인 매장에서 선보임으로써 온·오프라인 통합 패션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김인권 현대홈쇼핑 사장은 “기존 홈쇼핑 패션 방송의 한계로 여겨졌던 시·공간적인 제약을 극복하고 온·오프라인 통합 판매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홈쇼핑 최초로 전국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홈쇼핑 패션의류를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홈쇼핑은 2014년 패션 부문을 더욱 강화하기 위하여 지난해 성공적으로 안착한 ‘페리엘리스’ ‘엘렌 트레이시’ ‘맥앤로건’ 외에도 신규 브랜드 론칭을 계속해 트렌디한 패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패션 편성비중을 40%에서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 김동은 입 보고 쇼퍼홀릭 되고… ‘스타일톡’ 보고 패셔니스타 되고… ▼
‘현대’에 빠지게 하는 특급 노하우는…


과거 홈쇼핑 패션 방송이 가격 경쟁력과 푸짐한 상품 구성을 내세우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 현대홈쇼핑의 패션 전문 프로그램들은 디자인 의도와 소재, 론칭 과정까지를 재치있으면서도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시청자들을 위한 최신 패션 트렌드와 연출법까지 알려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대표 패션 전문방송으로는 ‘스타일톡’을 꼽을 수 있다. 타 채널에서 만나 볼 수 없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꼼꼼한 품질을 앞세운 상품을 기획하고, 생방송 무대에는 상품을 제작한 디자이너와 패션 관련 전문가가 출연해 코디 노하우까지 제공한다. 기존 방송에 신뢰감과 전문성까지 더한 것이다.

2002년 업계 최초로 론칭한 프리미엄 상품 전문 방송인 ‘클럽노블레스’도 대표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다. 홈쇼핑에서 명품이 팔리겠냐는 편견을 깨고 12년 동안 총 2012시간 방송, 누적 매출액 5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의 기록을 세웠다. 2013년 1100회 방송 돌파를 맞아 1주일간 특별전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구치, 보테가베네타 등 신상 명품이 총 63억 원어치나 팔렸다.

현대홈쇼핑의 패션 프로그램 ‘스타일 토크’ 방송 모습. 현대홈쇼핑 제공
현대홈쇼핑의 패션 프로그램 ‘스타일 토크’ 방송 모습. 현대홈쇼핑 제공
패션·미용분야에서 현대홈쇼핑을 대표하는 쇼호스트는 김동은(사진)이다. 그는 2013년 한 해에만 매출 1700억원을 기록했다. 김 쇼호스트는 현대홈쇼핑의 간판 고정 프로그램이자 해외 명품 잡화 판매 방송인 ‘클럽 노블레스’의 메인 쇼호스트를 전담하고 있다. 세련된 외모와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는 몸매를 갖추고 있어 고가의 명품이나 실속형의 캐주얼 의류 제품 모두 잘 소화해내는 것이 장점이다.

기록적인 판매실적을 갖고 있는 김 쇼호스트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진심으로 고객의 입장을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마음”이라고 말한다. ‘TV 방송을 보는 고객들이 제품에 대해 가장 궁금해하는 게 뭘까’에서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제품 설명을 해준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상품 설명이나 가격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재미있는 스토리로 방송을 풀어나간다. 방송에 등장한 옷을 어떤 상황에서 어떤 종류의 옷과 매치해야 좋을지 등 구체적인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려 볼 수 있도록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도 그의 무기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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