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매장 폐점시간 고객 기분 안나쁘게 안내하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1일 03시 00분


2005년 미국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프랑스 파리의 에르메스 매장에 들어가려다 거부당한 사건이 언론에 대서특필된 적이 있다. 윈프리 측에서는 인종차별을 거론하며 에르메스를 비난했지만 실은 그가 폐점시간 직후에 방문해서 그랬을 뿐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폐점시간에 임박해 점포에 들어가지 못한 경험, 혹은 식사 중 폐점시간이라는 안내를 받고 기분 상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유통, 외식, 의료 등 서비스 산업의 기업에 매장을 정돈하고 다음 날 업무를 준비해야 하는 마감 이후 정리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폐점시간을 둘러싼 매장과 고객 간의 갈등은 필연적이다.

미국 테네시대와 이스트캐롤라이나대 연구팀은 백화점과 레스토랑을 찾는 사람들을 설문조사했다. 이들은 폐점시간이 가까워질 때 이를 알려주는 안내방송 같은 매장 환경이나 종업원의 태도가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꺾음을 발견했다. 폐점시간의 압박을 받은 소비자는 심리적 반발감, 재방문 거부, 부정적 입소문 유포 등의 문제점을 보였다. 특히 평소 해당 매장과 브랜드에 높은 충성도를 가진 단골 고객일수록 자신의 쇼핑활동이 폐점시간으로 인해 침해됐다고 인식할 때 느끼는 부정적 감정이 강했다.

매장에서 물건을 사려는 고객의 기분을 덜 상하게 하면서 문을 닫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연구팀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고객들은 안내방송이나 음악, 청소, 계산 거부 같은 공식적인 폐점활동에 대해서는 높은 거부감을 보였지만 퇴근 후 약속이 있다거나 대중교통으로 퇴근해야 한다는 등 종업원의 개인적 사유에는 너그러웠다. 즉 종업원의 적절한 응대에 따라 폐점시간에 대한 고객의 스트레스가 완화될 수 있다.

서비스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은 폐점시간에 대한 형식적 안내 방송만 내보내기보다는 좀 더 개인적, 인간적이고 유머를 가미한 안내를 통해 고객의 불편한 마음을 녹여줄 수 있도록 종업원들을 교육해야 한다. 또 단골 고객, 충성 고객에 대해서는 폐점시간이라도 보다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허원무 부경대 경영학과 교수 wmhur@p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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