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은 그동안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사업화를 목적으로 한 신개념 R&D가 중요하다”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처음부터 사업화를 염두에 둔 연구사업개발(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체계를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신속한 사업화를 위한 실무진의 의견을 반영하는 동시에 엔지니어링 파트의 충분한 검증을 거치자는 취지에서 엔지니어링 체계를 더한 ‘R&BD+E’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연구개발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SK식 연구개발 체계’를 도입한 계열사들이 잇달아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2011년 염분이 많이 함유된 원유에서 염분을 제거하는 유수분리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고염분 원유는 정제가 어려워 일반 원유보다 싸게 거래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중동, 아프리카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러시아에 고염분 원유가 많다”며 “신기술 개발로 저렴하면서도 운송비가 적게 드는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수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는 2011년 세계 최초로 초고점도지수 윤활기유 제조공정 기술을 개발해 세계 23개국에서 특허를 취득했다. 초고점도지수 윤활기유는 열대지역과 시베리아 등 극한지역에서도 일정 수준의 점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프리미엄 윤활유의 원료가 된다.
SK종합화학은 2010년 세계 최초로 촉매를 이용한 나프타 분해공장(NCC)을 완공했다. SK종합화학이 개발한 공정을 활용하면 종전보다 수익성이 25%가량 높아진다. SK종합화학은 이 기술을 중국에 수출하기도 했다.
SKC는 2011년 상반기(1∼6월)에만 5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 중 생분해성 양방향수축필름은 옥수수를 원료로 만든 것으로 온도와 습도만 맞으면 4시간 만에 완전 흙이 되는 필름이다. 수축성도 높아 제품을 포장할 때 더 잘 밀착된다.
SK그룹은 녹색기술 7대 중점 과제도 정했다. 7대 과제에는 △무공해 석탄에너지 △해양 바이오 연료 △태양전지 △이산화탄소 자원화 △그린카 △수소연료전지 △첨단 그린 도시 등이 포함된다. 지금까지 이산화탄소로 플라스틱 원재료를 만드는 ‘그린폴’ 기술과 석탄을 활용해 청정에너지로 변환하는 ‘그린콜’ 기술을 개발했으며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도 해외 유력업체와의 기술 제휴 등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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