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청주 토박이… SK하이닉스가 효자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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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간다, 도시가 산다]<3>SK하이닉스 청주 공장

1989년 충북 청주에 반도체 공장(당시 금성일렉트론)이 들어설 때만 해도 주변은 논밭뿐이었다. 공장과 함께 편의점, 식당이 차례로 생기더니 2012년부터 이곳은 화려하게 변신했다. 공장 인근에 충북 최대 규모(8만5000m²)의 백화점인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롯데아울렛이 문을 열면서부터다. 문화센터와 극장이 잇달아 생겼다. 기업이 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꾼 것이다.

청주시는 기업이 자리하면서 눈부시게 발전한 대표적인 기업도시다. 청주시에 터를 잡은 대표적 기업은 SK하이닉스와 LG화학. 특히 SK하이닉스는 2012년 SK그룹에 편입되면서부터 생산성이 늘어 지역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충북지역 수출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중반으로 늘어났다. SK하이닉스에서 일하는 정규직은 7000여 명 수준이고 상주 협력사, 자회사 직원까지 포함하면 고용 인력은 1만여 명에 이른다. 직원들이 이용하는 인근 식당, 문화시설까지 포함하면 고용유발효과는 더 커진다.

○ 청주시의 효자기업으로

지난해 12월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시 반도체 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청주시가 발칵 뒤집혔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SK하이닉스 청주 공장을 방문해 박성욱 사장 등 임원진을 만나 이천공장 투자 때문에 청주공장 투자가 줄지 않도록 당부했다. SK하이닉스가 청주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청주시에 매년 수십억 원의 지방세를 내고 있고 그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내는 지방세는 2009년 24억4780만 원에서 지난해 58억2160만 원으로 증가했다. 주택 수와 자동차 등록 대수도 같은 기간 크게 늘었다.

이런 SK하이닉스지만 지금까지 소속 그룹이 여러 번 바뀌고 워크아웃도 이겨내는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자동차로 2시간여를 달리면 SK그룹을 상징하는 나비 문양이 붙은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이 눈에 들어온다.

이 회사 건물에 붙은 로고는 2012년 이전만 해도 현대, LG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러 차례 바뀌었다. 금성일렉트론에서 시작한 이 공장의 주인이 LG반도체, 현대전자, 하이닉스반도체로 사명을 변경했고 그때마다 소속 그룹이 바뀌었던 것.

하지만 그 25년 동안 SK하이닉스는 청주를 떠나지 않았다. 그동안 청주에 있던 많은 공장들이 물류비 절감을 위해 서울 수도권으로 옮긴 것과 대비된다. 2001년 워크아웃을 이겨낸 뒤에는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 2008년 이전에는 200mm 반도체 웨이퍼 생산공장 2동뿐이었으나 이후 후공정 공장 한 동을 추가로 세웠다.

투자가 늘자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지역의 경제규모도 같이 커졌다. 2008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인구는 64만4223명에서 70만 명 가까이로 늘었다. 초중고교 대학교 대학원 수는 10개가 늘었고, 유치원 원아 수도 6819명에서 7767명으로 1000명 가까이 많아졌다.

청주 산업단지 입주 기업도 276개에서 368개로 크게 늘었다. 이상표 청주시청 일자리창출과 기업유치담당 주무관은 “SK하이닉스 협력회사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라며 “지역경제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지역주민의 자부심도 커져

공장이 바빠지면서 주변 상가도 자연스레 번창했다. 편의점과 식당들이 곳곳에 생겨났다. 청주시내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이민수 씨(47)는 “편의 시설이 잇달아 들어온 영향으로 전국 부동산 시장이 불황에 시달리는 동안에도 청주시의 지가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일부 지역은 오히려 땅값이 올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 갖는 시민들의 자부심도 남다르다.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영수 씨(54)는 “비록 이천에 더 큰 공장을 갖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청주의 기업”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회사가 우리 지역에 있으니 든든하다”라며 애정을 표시했다.

청주=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청주#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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