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팬택이 25일 채권단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2011년 12월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지 26개월 만의 재신청이다. 워크아웃이란 부도 위기에 처한 기업 중 회생시킬 가치가 있는 기업을 금융기관이 살려내는 구조조정 작업을 말한다.
팬택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며 “취약한 재무구조를 개선해 회사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팬택은 앞서 2007년 4월에도 유동성 악화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쳐 같은 해 3분기부터 18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기록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워크아웃을 졸업하던 2011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 넘게 증가한 2조9820억 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후 시장 상황은 독자생존에 만만치 않게 전개됐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세계 시장을 점령했고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양강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6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던 팬택은 지난해 8월 은행 자금 1565억 원을 긴급 수혈 받았지만 그해 3분기에도 1923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적자를 면치 못했다. 결국 지난해 9월에는 ‘팬택 신화’를 이끌었던 창업주 박병엽 전 부회장마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안고 회사를 떠났다. 팬택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영업비용 싸움인 마케팅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어 자금난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조만간 채권단 회의를 열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지난해 말부터 워크아웃 가능성을 열어놓고 팬택 측과 긴밀한 협의를 가져왔기 때문에 워크아웃이 무난하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기존 대출에 대한 상환 유예와 이자 감면, 출자 전환 등 부채를 덜어낼 방안을 포함한 경영 정상화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추가 자금 지원도 긍정적으로 논의한다는 게 채권단의 방침이다. 2007년 1차 워크아웃 당시에는 박 전 부회장 등 옛 대주주에 대한 감자(減資)를 단행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주요 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번에도 다시 감자를 단행할 것인지 등에 대한 후속대책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