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지난해 9월 발주한 광주공원 시민회관 재조성공사 1차 하도급사인 ㈜강한 구조물 김정원 차장(42)은 “몇 년 전만 해도 원도급사가 공사대금을 주지 않아 읍소할 때가 많았는데 올해는 대금연체는 물론이고 노무자 월급도 미뤄본 적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같은 건설현장의 변화는 조달청이 올 1월부터 도입한 하도급관리시스템인 ‘하도급지킴이’ 덕분이다. 이 제도는 과거 ‘발주처→원도급자→하도급자→노무자’로 이어지는 불공정한 하도급문화를 개선하고 공공조달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달청이 도입한 것.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서 관급공사의 계약체결, 대금지급, 실적증명서 발급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했다.
광주공원의 경우 원도급사가 하도급사와 계약을 제대로 했는지, 대금은 제때 제대로 줬는지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실제로 조달청 ‘하도급지킴이’에는 이 공사의 원도급사인 여래종합건설㈜이 하도급사에 올해 1월 29일 지급한 계약금 14억4500만 원, 하도급사가 근로자 7명의 노무비 1265만 원 등의 내용이 정확히 나와 있다.
김 차장은 “원도급사에서 먼저 ‘대금 지급에 필요하니 서류를 준비해 달라’고 요청하는 세상이 됐다”며 “제도 개선 하나로 기업 이미지도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광주시 회계담당자인 이진구 씨는 “건설현장은 장비 대금과 노무자 임금 체불 등의 문제가 많았지만 이 제도가 도입된 뒤 그런 걱정은 사라졌다”고 전했다.
하도급관리시스템의 효용성이 알려지면서 관급공사에서 이를 도입하는 기관도 크게 늘고 있다. 조달청에 따르면 시행 3개월째 접어들면서 이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국가기관 37곳, 지방자치단체 68곳, 교육기관 45곳, 기타 39곳 등 총 200여 곳에 이른다.
광주시의 경우 이노비즈센터 건립 공사, 2015 광주여름유니버시아드대회 테니스장 건립 공사, 국가과학기술인재개발원의 연수원 건립 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현호 조달청 정보기획과장은 “이 제도가 확산되면 하도급사와 노무자들이 체불임금 지불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는 일은 사라질 것”이라며 “일반인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하도급관리시스템 명칭도 공모를 통해 ‘하도급지킴이’로 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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