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KT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 사옥에서 열린 고객정보 유출 관련 기자회견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머리 숙여 사죄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012년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나고 보안 강화를 약속했는데 또다시 사고가 나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정보기술(IT) 전문기업임을 내세우고 있는 KT로서 너무나 수치스러운 일이다.”
황창규 KT 회장이 120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7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과문을 읽기 전 허리를 굽혀 두 번 인사한 황 회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황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사과문을 들고 직접 나타났다. 2012년 87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당시 KT는 최고경영자(CEO)였던 이석채 전 회장 대신에 표현명 전 사장이 사과했다. 황 회장이 이날 직접 나선 것은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황 회장은 “조속한 원인 규명을 통해 관계자를 엄중 문책하고 원점부터 다시 철저히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KT가 이날까지 해킹 사건의 피해 고객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면서 가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12년 KT 개인정보 유출 사고 당시 집단소송을 위해 개설된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다시 소송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글이 줄을 잇기도 했다. 김기철 KT 부사장(최고정보책임자·CIO)은 “아직까지 경찰로부터 구체적인 정보를 받지 못해 고객에게 공지도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방경찰청은 “다음 주 KT의 정보보호 관계자들을 불러 부실 관리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인 웹사이트는 특정 인터넷주소(IP)에서 무차별 데이터 대입을 통해 반복적으로 사이트에 접근하려는 시도가 있으면 이를 해킹으로 보고 자동으로 접근을 차단한다. 하지만 KT는 이를 전혀 몰랐고,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없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보안업체 안랩 및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현장 분석 전문가들과 조사팀을 꾸려 KT 서초사옥 등을 대상으로 이틀째 현장 조사를 벌였다. 반상권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은 “KT의 과실로 이번 해킹 사건이 벌어졌다는 인과관계가 확인될 경우 과징금 부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댓글 6
추천 많은 댓글
2014-03-08 10:49:50
앞으로는 이런회사들은 폐업시켜야 한다.
2014-03-08 09:52:50
취임전 사건이지만 취임땜 한번 톡톡히 하십니다 ?
2014-03-08 23:04:44
소송없이 무조건 1,000만원씩 보상받도록 법제화해야 해당업소들이 개인정보를 보호하게될것으로 보여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절실히 요망되는 국민들의 바램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무방비로 국민들만 피해를 당하고도 끙끙 앓고있어야만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