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 갈수록 누그러지기는커녕 더욱 더 확고해지는 ‘일베’(온라인 유머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 유저와 안티 일베 진영은 우리 사회 전체를 ‘일베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양분하는 듯하다. ―‘1%에 사로잡힌 나라’·최병일·프리이코노미북스·2014년 》
이 책은 1%를 키워드로 다양한 의미의 1%에 대해 조망한다.
2000년대 중반 “대한민국 1%”라는 한 고급차 광고 카피가 유행한 적 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갖췄다는 의미로 쓰였던 이 ‘1%’라는 말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당시에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 지금 ‘1%’라는 말은 99%에게 돌아가야 할 부(富)와 복지를 부당하게 누리는 탐욕의 상징처럼 해석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저자는 이처럼 1% 대 99%로 진영을 가르고 서로를 공격하는 현상을 심각하게 우려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부나 사회적 지위, 학력 등에 따라 수많은 진영이 대립하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이 ‘입장 차’를 넘어선 ‘적대감’의 감정으로 대립해 사회 공멸을 향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책 속에서 ‘1%’는 한국 사회의 발전을 옭아매는 요소로 다양하게 해석된다. 저자는 ‘1%’대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이 발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상위 ‘1%’가 자만에 빠져서도 안 된다고 지적한다.
“소니는 세계시장에서의 독주와 기술적 우월감에 도취되고 말았다.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자신들의 기술력이 시대의 흐름을 만든다는 착각에 빠지는 우를 범한 것이다.”
통상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경제 구조를 공부하고 체험한 저자의 이력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과 복지, 일자리 창출 등 주제마다 등장하는 다양한 선진국의 사례는 책의 내용을 풍성하게 만든다. 그에 비해 ‘1%의 올가미’를 풀기 위해 제시하는 해법은 다소 추상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내놓은 해법의 대부분이 지금까지 우리가 뉴스에서 많이 접해 왔던 ‘정부 대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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