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뉴욕 같은 미국 대도시에서도 ‘한국’이라고 하면 ‘유행을 선도하는 곳’이란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카페베네가 한국 브랜드가 아닌 척할 필요가 없어진 거죠.”
지난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46)는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을 소개하며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카페베네는 2012년 2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첫 매장을 내며 미국에 진출했다. 김 대표는 “현재 미국에서 가맹점 계약 60여 건을 완료한 상태”라며 “올 4월부터 미국 주요 일간지 광고를 시작으로 가맹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미국 가맹점 100곳, 내년 말까지 600곳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카페베네는 중국 180개, 미국 10개, 필리핀 5개를 포함해 해외 10개국에 206개 매장이 있다. 국내 매장은 917개다. 김 대표는 “당장 스타벅스를 따라잡지는 못하겠지만 중국 시장의 성장세를 보면 2, 3년 안에 세계 2위 커피 전문점 브랜드에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미국 가맹점을 확장하면서 카페베네를 ‘한국에서 스타벅스를 제친 브랜드, 트렌드에 가장 앞서는 브랜드’라고 홍보할 예정이다. 그는 “2년 전엔 한국 브랜드라는 걸 애써 숨겼지만 지금은 한국 얘기를 하면 가맹점 개설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더라”며 “한국 제1의 브랜드라는 사실이 미국 소비자에게도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에 대해서는 ‘포화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제 커피 전문점 브랜드 대부분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우리도 국내에선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는 질을 높이고 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익숙한 커피 아이템은 해외 진출이 다른 외식업에 비해 수월한 편이지만 그만큼 경쟁이 심해 품질과 서비스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카페베네는 커피 품질 향상을 위해 경기 양주시에 최신식 커피 공장을 짓고 다음 달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김 대표는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 업종 선정 등 각종 규제에 대한 아쉬움과 걱정도 토로했다. 카페베네는 최근 베이커리 전문점 ‘마인츠돔’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 사업에서 손을 뗐다. 블랙스미스는 2011년 처음 선보였고, 마인츠돔은 2012년 말 창업자 홍종흔 씨에게서 인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동반위에서 빵집·레스토랑을 중기 적합 업종으로 지정해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리자 결국 마인츠돔·블랙스미스 사업을 따로 떼어내 다시 홍 씨에게 팔았다.
김 대표는 “빵과 커피를 함께 즐기는 미국·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에서 베이커리 사업은 꼭 필요하다고 봤다”며 “하지만 마음대로 출점도 못 하는 업종을 계속 갖고 있을 수 없어 포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규제 때문에 유통산업 전체가 생동감을 잃고 있다”며 “커피 전문점도 중기 적합 업종으로 선정돼 신규 출점이 제한되면 커피 산업의 질적 향상이 멈춰 소비자 피해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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