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캐나다 FTA 타결]
2013년 4만t 들어와 美이어 두번째… 20%대 관세 폐지 고스란히 타격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한우 육우 및 양돈 농가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쇠고기와 돼지고기, 축산 가공식품을 연 4조 원어치 이상 수출하는 축산 강국이다.
쇠고기에 매겨지는 관세는 한-호주 FTA 때와 같이 현재 40%인 세율을 매년 2∼3%씩 단계적으로 낮춰 15년 뒤에는 완전 폐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국내의 수입 쇠고기 시장 점유율은 호주산이 55.6%(14만3000t)로 가장 높고, 미국산(8만9000t·34.7%)과 뉴질랜드산(2만3000t·8.8%)이 그 뒤를 이었다. 캐나다산 쇠고기의 점유율은 0.6%(1000t)에 불과했다. 캐나다산 쇠고기는 2003년 5월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후 2012년까지 수입이 금지되면서 국내에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파급력이 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캐나다 축산업계는 광우병 발생과 한미 FTA 체결 등으로 다른 나라에 빼앗긴 한국 시장 점유율을 이번 FTA를 통해 만회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관계자는 “광우병 우려가 줄어들면 값싼 캐나다산 쇠고기는 호주산 미국산과 함께 국내 시장을 잠식해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돈업계도 비상이다. 돼지고기의 경우 현재 22.5∼25%인 관세를 5∼13년에 걸쳐 폐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캐나다산 돼지고기 수입량은 4만3398t(7976만 달러)으로 미국산(11만2000t)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기존 수요가 많은 상태에서 관세까지 내려가면 캐나다산 돼지고기의 시장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정부가 돼지고기 수입 급증에 따른 농가 피해를 막고자 농산물세이프가드(ASG·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긴급수입제한조치)를 설정했지만 농가 피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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