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의 취업자 수가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공무원시험 일정 변경 등으로 청년층(15∼29세)의 구직활동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직활동에 나섰다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늘어난 탓에 실업률도 함께 상승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481만9000명으로 지난해 2월보다 83만5000명(3.4%) 늘었다. 2002년 3월(84만2000명)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고용률은 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1%포인트대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의 기준으로 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15∼64세 고용률은 64.4%로 작년 동월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서비스업과 건설업, 제조업 등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서 취업자가 늘어나며 고용률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제조업 고용률은 2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작년 2월에 설 연휴가 끼어 취업자 수가 감소했던 영향이 있긴 하지만 산업 분야 전반에 걸쳐 취업자가 증가하는 등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청년층은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시에 올랐다. 졸업이 맞물리며 본격적으로 구직활동에 나선 청년층이 늘어난 데다 공무원시험 접수 일정이 4월에서 2월로 변경되면서 응시자들이 대거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취업 준비를 하던 청년층이 입사 시험에 원서를 내는 등 본격적인 구직활동에 나서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돼 고용률과 실업률 통계에 잡힌다. 지난달 학교와 학원을 다니던 비경제활동인구는 9만 명 이상 감소했다.
지난달 청년층 고용은 전년 동월 대비 14만8000명 증가하며 2000년 8월(18만4000명)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반면 청년층 실업률은 10.9%로 200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6000명을 선발하는 공무원시험에 25만 명이 몰리는 등 구직자가 늘며 실업률 상승을 이끌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고용률과 실업률이 같이 늘어나는 건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며 “취업자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청년과 여성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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