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에도 ‘천연 바람’ 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7일 03시 00분


북어-새우-다시마-멸치-버섯 등… 원재료 1cm 크기로 자른 조미료
가격 비싸도 출시 한달만에 불티

조미료 과자 라면 등 가공식품 가운데 자연 재료를 그래도 사용한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한 주부가 자연 재료 조미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고 있다. 이마트 제공
조미료 과자 라면 등 가공식품 가운데 자연 재료를 그래도 사용한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한 주부가 자연 재료 조미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고 있다. 이마트 제공
첨가물을 넣거나 별다른 가공을 거치지 않고 자연 재료 그대로를 담은 가공식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제품보다 가격은 두세 배 비싸지만 20∼4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다.

최근 이마트가 동원홈푸드와 함께 1년 동안 기획해 내놓은 자연 재료 조미료 5종(북어 새우 멸치 표고버섯 다시마)은 이런 추세가 반영된 대표 제품이다.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고 원재료를 1cm 크기로 잘라 만들었다. 공개된 지 한 달 만에 5000개가 팔릴 만큼 인기를 얻었다.

이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이마트 내 전체 조미료 매출에서 10.1%(지난해 1월 말 기준)이던 자연 재료 조미료의 비중은 지난달 말 20.8%로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제품 개발에 참여한 박현규 이마트 상품개발자(MD)는 “유통 기한을 좀더 늘리기 위해 재료를 굽는 과정만 넣었을 뿐 별다른 가공을 하지 않았다”며 “첨가물이 들어간 조미료보다 맛은 심심할 수 있지만 자극이 덜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자연 조미료의 자체 상표(PL) 제품 종류를 두세 가지 더 늘릴 계획이다.

과자 라면 등의 가공식품 가운데서도 자연 재료를 쓰거나 합성 첨가물을 넣지 않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홈플러스는 1, 2월 곡물과자와 유기농과자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유아용 과자는 감, 바나나 등 원료 그대로를 얼려 말린 급속동결 건조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박원 홈플러스 제과음료 상품개발자는 “강제 휴무의 영향으로 대형마트 전체 매출이 4∼5%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실적”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무방부제, 무항생제로 대표되는 미국의 유기농 ‘원유(原乳)’ 아이스크림인 ‘줄리스 유기농 아이스크림’과 ‘알덴스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팝업(임시) 매장에서 판매했다가 하루 평균 1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반응이 좋자 최근 본점과 무역센터점에 정식 매장을 냈다.

유기농 벌집을 아이스크림에 올린 ‘소프트리’의 ‘벌집 아이스크림’도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에 모두 입점했다. 김유승 현대백화점 공산품 상품담당자는 “자극적인 가공식품에 지친 소비자들이 스스로 먹거리 소비에 까다로워진 것”이라며 “자신이 가치를 두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자들이 가공식품 내 자연 재료 및 천연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가공식품#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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