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력(creativity)은 재미(fun)에서 나옵니다. 시험이나 일, 과제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한국 정부가 창조경제를 추구한다면 아이들에게 어릴 적부터 다양한 분야의 재미를 맛볼 수 있게 하는 교육, 그리고 이런 생각을 실현할 툴(tool)을 제공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롱테일 경제학’의 저자로 유명한 크리스 앤더슨 ‘3D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의 창조경제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앤더슨 CEO는 19일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4 창조경제 글로벌 포럼’ 기조연설차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재미’와 ‘툴’, 그리고 ‘아이디어 공유’를 거듭 강조했다.
앤더슨 CEO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핵심 역량을 묻는 질문에 아이들에게 ‘맛보기 교육’과 ‘다양한 툴’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한 예로 미국에는 ‘아워 오브 코드(hour of code)’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를 통해 거의 대부분의 미국 학생이 일 년에 한 시간 정도 프로그래밍 코드가 무엇인지 경험한다”며 “이 중 1%가 코딩(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느껴 더 파고들고, 이 중 다시 1%가 실제 개발자로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시험이나 성적의 압박 없이 아주 가볍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어린 인재들의 잠재력을 자극한다”며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나오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탄생하고 사업이 될 수 있도록 3차원(3D) 프린터나 컴퓨터자동설계(CAD) 프로그램 같은 툴이 주변에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이런 장비들이 모든 가정에 놓이는 날이 오겠지만 그전까지는 대학이 가진 설비를 공유하거나 지역 내 도서관 등에 이런 툴을 구축해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앤더슨 CEO는 “한 예로 우리 아이들은 CAD를 다룰 줄 아는데, 그 프로그램 이름이 CAD라는 것조차 모르고 게임을 하듯 즐겁게 디자인을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그는 산업적인 면에서 이런 아이디어가 활발히 공유되고 혁신의 결과물을 낳도록 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앤더슨 CEO는 “이제 한 개인이나 기업이 혼자만의 힘으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폐쇄적 정책을 펴온) 애플의 시장점유율 하락에서도 볼 수 있듯 오늘날 승리하는 패러다임은 ‘개방형 생태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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