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보조금 없애겠습니다” 이통3사 서약

시장감시단 발족 등 자정 결의… 단말기 가격 인하도 함께 추진

가입자 유치를 위해 보조금 경쟁을 무리하게 벌였던 국내 이동통신 업계가 자정을 결의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통신 시장에 만연한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보조금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자율적인 시장감시단을 발족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통신 3사 마케팅 책임자들은 한목소리로 “통신 시장이 혼탁해진 이유는 가입자 확보 경쟁을 과도하게 벌인 통신사들 탓”이라며 “이동통신사들이 제조사·유통망과 협력해 통신 시장이 조기에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발표는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이달 초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동통신 3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불법적인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형사처벌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개 경고한 데 따른 것이다.

3사가 공동으로 구성하는 시장감시단은 전국의 주요 판매망을 대상으로 단말기 보조금 지급 실태를 조사하고 위반이 심한 유통점에 대해 판매 중단 조치, 관계기관 조사 의뢰 등의 불이익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또 이용자에게 가장 많은 혼란과 갈등을 불러온 일부 유통점들의 편법 판매도 집중 단속된다. 이들은 1년 이상의 장기 약정 고객에게 제공되는 통신사의 요금 할인을 보조금으로 속여 팔고 있다.

이 밖에도 이동통신 3사는 단말기 가격을 낮추는 노력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단말기 출고가 인하 및 중저가 제품의 출시를 늘리기 위해 단말기 제조사와 본격적으로 협의에 나선다. 또 국회에 계류 중인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에 포함된 개혁안 가운데 조기 시행이 가능한 사안에 대해 정부와 협의를 거쳐 빠르게 시행하기로 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