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 끝장토론 이후]
劉 “우리도 미치겠다” 눈길 확… 盧 ‘필요한 규제’論 공감 얻어
尹, 개통안된 번호 말하는 실수… 金, 대통령이 “철폐 미진” 핀잔
규제개혁 ‘끝장토론’에 참가한 각 정부부처 장관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규제개혁 의지를 보이는 박근혜 대통령과 ‘코드’가 잘 맞아떨어진 장관이 있는 반면 “잠깐만요”라며 말을 끊고 시작된 대통령의 질타에 진땀을 뺀 장관도 있었다.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는 TV와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이 때문에 규제민원에 대한 장관의 답변과 대통령의 격려, 질타가 여과 없이 공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가장 눈에 띄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유 장관은 학교 주변에 관광호텔을 짓지 못하게 하는 규제에 대해 “우리도 미치겠다”라며 답답한 마음을 솔직히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유 장관은 또 “관광, 게임 등 우리 부가 관장하는 것들은 모두 척결 대상이 되고 있다”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그의 발언에 “시대와 현실에 안 맞는 편견으로 청년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게 하는 건 죄악”이라며 편을 들어줬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부처의 담당 규제가 규제개혁 철폐의 ‘무풍지대’에 포함돼 상대적으로 무난히 토론을 넘겼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이 ‘필요한 규제’와 ‘불필요한 규제’를 선별해 폐지하겠다고 밝힐 때 공정거래 관련 규제를 필요한 규제의 예로 꼽았기 때문이다.
반면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이번 토론회에서 ‘스타일을 구긴’ 쪽에 속한다. 윤 장관은 아직 개통되지 않은 인증규정 콜센터 1381을 개통된 것으로 보고하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김 국무조정실장은 “손톱 밑 가시로 선정된 규제 중 아직 40%는 (폐지가) 안 되는 것도 있고 검토해야 하는 것도 있다”라고 보고했다가 대통령으로부터 “그럼 손톱 밑 가시로 선정은 왜 했나”라는 핀잔을 들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