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255척 공유 ‘해운 공룡’ 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4일 03시 00분


美, 세계 1∼3위 업체 동맹 승인… 韓-中 “경쟁제한 기업결합” 반발

세계 상위 3대 해운사가 뭉친 세계 최대 해운동맹이 미국 연방해사위원회의 승인을 얻으면서 본격적인 해운대전이 개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연방해사위원회는 세계 1∼3위 업체인 머스크라인(덴마크) MSC(스위스) CMA CGM(프랑스)이 결성하는 해운동맹 ‘P3’가 세계 해운업계의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며 출범을 승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최근 보도했다. P3는 선박 255척을 공유해 아시아∼유럽 노선, 대서양 횡단 노선의 40% 이상, 태평양 횡단 노선은 최소 24% 이상을 차지하는 ‘해운업계의 공룡’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승인으로 미국에서 출발하는 선박에는 24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P3는 한국 중국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승인을 얻어 올해 중반부터는 3개 노선에서 동시에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만 해도 미 연방해사위원회가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할 추가 자료를 요청하면서 승인을 보류해 출범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미국이 승인함으로써 다른 국가의 경쟁당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선주협회는 이달 초 이번 동맹이 경쟁 제한적 기업결합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한국 공정위의 결정만으로는 P3 출범을 막기가 역부족이어서 중국 경쟁당국과 공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중국선주협회도 상당한 반발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해운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물동량 감소로 해운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서로 짝짓기를 모색해왔다. 현대상선이 2011년 아시아∼유럽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APL MOL 등이 소속된 ‘G6’에 참여했다. 한진해운도 지난달 세계 4위 선사인 대만의 에버그린 등 4개사와 손잡고 ‘CKYHE’라는 해운동맹을 만들었다. 그러나 규모 면에서 P3에 한참 뒤처져 이번 미 연방해사위원회의 P3 승인에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P3의 총 선박 수는 1465척인 데 반해 G6와 CKYHE는 각각 629척과 626척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해운동맹#P3#머스크라인#MSC#CMA C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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