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 프로젝트]
[창조경제, 장관에게 길을 묻다]<5>서남수 교육부 장관
대담=이기홍 부본부장·이광표 정책사회부장
“창조경제의 궁극적인 성공 여부는 이를 이끌어 갈 창의 인재가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고등학교 문·이과 융합교육, 대학 개혁을 통해 창조경제의 밑거름을 다지겠습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21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동아일보·채널A와 가진 인터뷰에서 “교육은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며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채널A는 26일 오전 8시부터 20분간 ‘창조경제, 장관에게 길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서 장관과의 대담을 방송한다.
―교육 분야에서 창조경제의 개념은 무엇입니까.
“창조경제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우리 국민이 가진 창의력과 상상력을 최고로 발휘해서 새로운 경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이미 발달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오랜 고유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기존 경제 시스템과 이런 것들을 연결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창의 인재를 길러내는 게 중요합니다.”
―창의 인재가 핵심이라는 말씀이시죠. 이를 위해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지난해 대학입시제도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수십 년간 고교에서 문과와 이과를 분리해 가르친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창의적 인재를 만들려면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전체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는 문·이과 통합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7월 큰 틀을 정해 2018년을 전후해서 고교에서 문·이과 융합 교육이 적용되도록 할 예정입니다”
―중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가 시행되고 있죠.
“우리나라는 국제 학업성취도 비교에서 언제나 앞서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정말 학습에 충분한 동기를 갖고 있는지, 학교생활이 행복한지를 생각하면 드릴 말씀이 없어집니다. 아이들에게 학업 흥미와 만족도를 갖게 해서 창의적 인재로 만드는 핵심 정책이 바로 자유학기제입니다. 중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토론과 프로젝트 수업, 현장체험, 진로탐색, 동아리 활동 등을 마음껏 하면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탐색하는 기회입니다.”
―1년 시행한 성과와 현장 반응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지난해 42개 연구시범학교에서 시작했는데 이 학교들을 방문하면서 깊은 감명과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올해 시범학교 38곳을 추가 지정하면서 희망 학교도 지원을 받아봤더니 무려 800곳이 신청했습니다. 2016년에는 모든 중학교에 적용하고, 이 작업이 성공하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도 이런 교육이 확산되도록 하겠습니다.”
―입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좋은 입시제도가 있어야 좋은 인재를 키울 수 있을 텐데 지금 입시는 너무 복잡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대학입시에 자율화와 다양화를 추진한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너무 지나쳐서 일반 학생과 학부모가 입시를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졌습니다. 그래서 지난 한 해는 입시 전형을 단순화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올해는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대학에 재정 지원을 해서 학교에서 열심히 수업을 받으면 대학에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합니다.”
―대학 구조개혁을 앞두고 대학들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현재 초등학생이 대학에 갈 때는 학생이 대학을 선택하게 될 겁니다. 내가 어느 분야로 갈 것인가, 그 분야의 대학은 어디가 좋은가를 고를 수 있는 상황이 되면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반가운 일이지요. 그런데 대학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위기입니다. 사실 이번 정부 임기 중에는 여전히 고교 졸업생이 대학 정원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다음 정부가 되면 고교 졸업생이 크게 줄어듭니다. 지금 구조개혁을 하지 않고 방치하면 나중에 수십 개 대학이 걷잡을 수 없이 문을 닫게 될 겁니다. 지금부터 어떻게 특성화하고 발전시킬지 고민해서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대학이 되도록 고민하라는 취지에서 구조개혁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대학에 대한 이야기는 젊은이들의 대학 졸업 이후 진로와도 연결이 됩니다. 청년실업이 정말 중요한 이슈인데 대학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할까요.
“대학이 교육과정을 만들 때부터 산업계의 의견을 반영해서 만들고, 현장 실습을 통해 학생들이 산업계의 모습을 많이 알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일자리 미스매치도 큰 문제인데, 최근 대학들이 산학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을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어 다행입니다.”
―대학에서 창업 친화적인 교육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우리 대학에서 아직까지 직업 교육이라고 하면 일 잘하는 월급쟁이를 기르는 내용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학의 역할은 젊은이들이 자기 나름의 꿈과 포부를 갖고 도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장 재학 중이나 졸업 직후가 아니더라도 언제든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줘야 합니다. 교육부는 현재 중소기업 취업생에게 주는 희망사다리 장학금을 창업 지원자에게도 주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마무리로 교육과 관련된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의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는 어느 대학을 졸업했느냐가 아니라 독특한 끼와 개성, 미래에 대한 희망, 인성을 갖추었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창의적 인재를 제대로 기르려면 국가 차원의 정책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학부모의 용기도 필요합니다. 자녀를 교육할 때 창의성과 인성을 기르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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