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이름만 유지하고 맛과 알코올 도수 등을 바꾼 신제품 맥주를 내놓고 권토중래(捲土重來)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다음 달 3일 대표 제품인 하이트맥주를 전면 리뉴얼해 내놓는다고 30일 밝혔다. 이 제품은 제조 공정에서 상표 디자인까지 이름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을 신제품 수준으로 바꿨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시판을 계기로 맥주 시장 ‘맹주’ 자리 탈환에 나설 계획이다. 하이트 맥주는 무려 15년(1996∼2011년) 동안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했으나, 2012년 이후 오비맥주의 ‘카스’에 역전된 후 현재 2위 자리에 올라있다.
새로운 하이트 맥주는 부드러운 목 넘김을 위해 홉 맥아 탄산 등의 성분 조합을 바꿔 쓴맛을 줄였다. 또 청량감을 높이기 위해 알코올 도수를 기존 4.5도에서 4.3도로 낮췄다. 경쟁 브랜드인 카스 맥주는 4.5도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맥주의 불순물과 잡미를 제거하기 위해 모든 공정을 영하의 온도에서 진행한다”며 “고객들이 기존 제품보다 부드러운 맛과 강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제품은 통합 브랜드 이미지(BI·Brand Identity)도 교체했다. 고전적인 서체를 쓰고 제품 표면에 새 하이트의 특징을 도식화한 그래픽을 넣었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대표 맥주 제품인 하이트 맥주의 시장점유율 하락세와 ‘오래된 제품’으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면적인 리뉴얼 작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롯데주류가 곧 맥주 시장에 진출하는 등 국내 시장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최근에는 해외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위기감을 고조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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