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심하고 경쟁사인 우리카드를 겨냥해 독한 말을 쏟아 냈습니다. 우리카드가 최근 내놓은 ‘가나다 카드’가 지난해 7월 현대카드가 선보인 상품 개념 ‘챕터 2’를 베꼈다고 주장한 겁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상품 구성을 포인트와 할인(캐시백)으로 단순화한 챕터 2 전략을 선보였습니다. 카드 종류를 대폭 줄이고 복잡한 할인 조건을 간소화한 것입니다. 우리카드도 기존의 복잡한 신용카드 상품을 단순화한 ‘가나다 카드’를 최근 선보였습니다. 고객의 사용 패턴에 따라 카드를 가, 나, 다 세 종류로 분류하고 이를 다시 할인형과 포인트 적립형으로 나누어 6종의 카드를 내놓은 겁니다. 이번에 정 사장은 우리카드 상품이 자신들이 내세운 전략을 모방했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겁니다.
현대카드는 자사 페이스북에 “우리카드가 복잡하고 머리 아픈 카드 생활을 할인과 포인트로 간단하게 정리한 현대카드의 투 트랙 체계를 정확하게 이해했다”며 “누군가에게 복제의 대상이 되는 것 또한 우리의 사명”이라는 도발적인 글을 남겼습니다. 현대카드는 자사 광고와 유사한 우리카드 광고를 첨부하며 “우리카드의 참 쉬운(?) 복사해 붙이기(Copy and Paste)”라며 공세를 펼쳤습니다.
현대카드 측의 공격에 우리카드 측은 강하게 해명하고 나섰습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할인과 포인트로 혜택을 단순화하는 것은 모든 카드사들의 기본 전략”이라며 “현대카드와 사소한 부분은 비슷할 수 있어도 베꼈다는 반응은 수긍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카드사 간의 설전에 누리꾼들의 반응도 엇갈립니다. “표절에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거나 “현대카드도 미국 카드사의 전략을 조합했으면서 이런 비난은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논란이 거센 가운데 한 누리꾼은 “다른 카드사들이 현대카드의 서비스 혜택 축소까지 따라하지 않길 바란다”며 일침을 날렸습니다. 카드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그들만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소비자를 위한 경쟁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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