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건설사들이 ‘착한 분양가’를 무기로 삼고 있다. 입지가 뛰어난 단지인데도 분양가상한제 심의가격보다 분양가를 더 낮추거나 주변 시세보다 싸게 공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장은 “건설사들이 분양침체기에 겪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합리적 분양가로 미분양 없이 ‘완판’시키는 전략을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미분양 아파트가 남아있는 상황인 만큼 여러 현장에 마케팅 비용과 인원을 분산시키는 것보다 신규 분양을 조기에 마감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
○ ‘분양 대박’의 비밀
실제로 착한 가격을 책정한 아파트들은 최근 분양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2월 계약 시작 일주일 만에 계약률 97%를 기록한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당초 분양심의가격인 3.3m²당 1488만 원보다 100만 원 이상 낮은 1300만 원 중반대로 분양가를 책정했다. 안양천 건너 광명시 소재 아파트 시세(3.3m²당 1498만 원 수준)보다 저렴하다는 점이 수요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8∼10일 청약 당첨자에 대한 계약을 진행하는 경남기업 ‘동탄2신도시 경남아너스빌’의 3.3m²당 평균 분양가는 998만 원 수준으로 바로 옆 시범단지 아파트 평균 분양가(1050만∼1100만 원대)보다 싸다. 중도금 60%에 대해 이자후불제를 적용하는 등 금융 혜택도 제공해 수요자들의 가격 부담을 낮췄다. 이 아파트는 3.27 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3일 1, 2순위 청약에 이어 4일 3순위 청약을 시작하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신안인스빌 리베라 2차’의 분양가는 3.3m²당 900만 원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분양한 동탄2신도시 3차 물량의 평균 분양가가 3.3m²당 1043만 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 가격대인 셈이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59m², 72m², 84m² 총 644채로 구성되며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와 인접해 시범단지 내 풍부한 편의시설을 공유할 수 있다.
○ 분양 앞둔 아파트도 ‘착한 가격’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4일 본보기집을 여는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의 분양가는 3.3m²당 1800만 원 중반대부터 시작해 평균 1900만 원 선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5년 전인 2009년 10월 고덕 주공1단지를 재건축했던 고덕 아이파크의 분양가가 당시 2200만∼3073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척 저렴한 편이다. 인근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 리센츠(3.3m²당 2112만 원)와 잠실 엘스(3.3m²당 1960만 원)의 전세금 수준에 신규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셈이다. 전용면적 59∼192m²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84∼192m² 1114채가 일반분양된다.
현대건설이 이달 중순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서 분양하는 ‘마곡 힐스테이트’는 평균 분양가가 3.3m²당 1500만 원대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내발산동의 우장산 힐스테이트(2005년 입주)가 3.3m²당 1716만 원 선에서 거래되는 점을 고려하면 저렴한 편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15층, 8개동에 걸쳐 전용면적 59∼114m², 총 603채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316채를 일반분양한다.
GS건설이 4월 분양하는 역삼자이 역시 2012년 입주한 인근 ‘개나리SK뷰’의 3.3m²당 평균 매매가(3240만 원)보다 저렴한 평균 3150만 원대로 분양가가 확정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31층, 3개동, 총 408채 전용면적 59∼114m² 규모로 전용면적 114m² 86채를 일반분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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