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되살아난 김포… 미분양 아파트도 속속 팔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7일 03시 00분


‘분양시장의 무덤’ 이라던 김포한강신도시 가보니

2009년 입주 시작 뒤에도 ‘분양시장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썼던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신도시가 최근 인프라를 갖추며 활기를 찾고 있다. 사진은 핵심 역세권인 장기사거리 일대. 김포=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009년 입주 시작 뒤에도 ‘분양시장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썼던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신도시가 최근 인프라를 갖추며 활기를 찾고 있다. 사진은 핵심 역세권인 장기사거리 일대. 김포=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3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8601번 급행버스에 오른 지 40여 분 만에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신도시의 새 아파트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김포한강신도시를 관통하는 김포한강로와 올림픽대로를 잇는 진출입로가 뚫리면서 김포한강신도시가 서울과 부쩍 가까워졌다.

거리가 가까워진 만큼 이곳의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좀처럼 줄지 않던 미분양 아파트가 속속 팔려 나가고, 덩달아 전세금도 오르는 양상이다. 2기 신도시 가운데 대표적인 ‘분양시장의 무덤’으로 꼽혔던 김포한강신도시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 분양시장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벗고


김포한강신도시에서 1단계로 조성된 장기지구의 ‘우남퍼스트빌’ 단지 앞에 내린 오후 4시경. 학원들이 즐비한 단지 내 3층짜리 상가에서는 아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1202채 규모의 이 아파트와 바로 옆 1470채 규모의 ‘증흥S클래스 리버티’는 입주 2∼3년차를 맞은 지금도 주변 상권이 한창 조성되고 있었다. 일대에는 상가 분양과 임대를 알리는 분양임대사무소들이 컨테이너 건물에 들어서 있었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009년 입주가 시작된 직후에는 싼 맛에 신혼부부들이 많이 몰려 중소형이 잘 나갔지만 이제는 중장년층도 찾으면서 중대형까지 입질이 있다”고 전했다.

6일 국토교통부의 ‘국토교통통계누리’에 따르면 김포시의 미분양 아파트는 2월 말 현재 2611채로 1년 새 577채가 팔렸다. 수도권 31개 시군구 가운데 경기 용인, 화성, 시흥, 남양주에 이어 5번째로 많이 줄었다. 1∼2월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636건)보다 61.6% 늘어난 1028건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의 분양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김포시 구도심인 고촌읍 일대에 모여 있는 본보기집들도 모처럼 분주했다.

2012년 3월 분양을 시작한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의 본보기집은 얼마 전 우방건설이 인수했다. 래미안의 분양물량이 소진되면서 이곳에서 ‘우방아이유쉘’을 분양하려는 우방이 발 빠르게 넘겨받은 것. 이달 입주하는 1136채 규모의 ‘한강신도시 롯데캐슬’은 일부 대형만 빼고 중대형까지 다 팔렸다.

○ 신도시 면모 최근 갖춰

한강김포신도시는 지난해 상반기(1∼6월)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부동산시장이 꺼진 데다 광역교통망과 편의시설 등 인프라를 갖추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최근 이 지역은 신도시의 모습을 빠르게 갖춰가고 있다.

핵심 상권인 장기사거리는 12층짜리 대형 상가들이 자리 잡았고 주변으로 먹거리촌, 학원촌 등이 둥지를 틀었다. 장기지구 관문에 오랫동안 방치됐던 빈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상복합용지 매매계약 체결’ 푯말도 꽂혀 있었다. 1∼2층에 롯데몰이 입점하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김포골드라인’이라 불리는 김포도시철도도 착공했다. 2018년 11월 개통하면 김포공항역에서 서울 지하철 9호선, 5호선과 공항철도로 갈아탈 수 있다.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이 지역 아파트값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2차’는 올 들어서도 실거래가가 꾸준히 오르더니 지금은 전용 59m²의 프리미엄이 2000만 원까지 붙었다. 79m², 99m²도 1000만 원대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에서 들어오는 관문에 위치해 이 지역의 ‘리딩 아파트’로 꼽히고 있어 신도시 전반으로 이런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의 전세난에 떠밀린 ‘전세난민’이 김포한강신도시 등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신도시나 택지지구로 몰려드는 것도 한몫했다. 2억 원대 안팎의 전세금을 주던 수요자들이 돈을 조금 더 보태면 국민주택 규모인 85m² 아파트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단지는 상가 등 편의시설이 갖춰지는 데 최소 2, 3년은 더 걸려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본격적인 부동산 경기 회복기에는 서울 강남권 등 기존에 활기를 띠던 지역으로 다시 돈이 몰릴 수 있어 신도시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포=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김포#미분양 아파트#김포한강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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