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의 국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5%대를 돌파했다. 지난해부터 우체국, 편의점, 이마트 등 판매 유통망이 크게 확충된 데다 최근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로 알뜰폰 가입을 검토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알뜰폰에 대한 국민들의 호응이 높은 만큼 알뜰폰의 한계로 지적돼 온 휴대전화기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 팬택, 중국 제조사들과 피처폰 추가 생산 등 협의를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영업정지 수혜 톡톡
6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알뜰폰 가입자는 총 286만8000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약 5600만 명)의 5.21%를 차지했다. 김경만 미래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알뜰폰 사업이 시작된 지 33개월 만에 처음으로 알뜰폰 가입자 비중이 5%대에 진입했다”며 “이런 추세라면 이르면 이달 말 3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알뜰폰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구축한 통신망을 도매로 임차해 이동통신 3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비슷한 수준의 통신 상품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28개 대기업 자회사 및 중소 사업자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은 특히 최근 이동통신 3사가 불법 보조금 영업으로 인해 영업정지 처벌을 받으면서 그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알뜰폰 순증 가입자는 7만3081명으로 전달(4만8344명)보다 크게 늘었다”며 “통상적으로 하루 1000∼2000명이 알뜰폰에 가입했다면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기간에는 3000∼5000명이 가입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알뜰폰 인기가 높아지자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근 “(SK텔레콤처럼) 조만간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실속형 요금제 인기
알뜰폰 요금은 통상 이동통신 3사 대비 30∼40% 가격이 싸다는 게 매력이다. 이동통신 3사의 경우 가장 싼 요금제를 선택해도 기본료가 1만 원에 이르는 데 비해 알뜰폰은 기본료가 1000원인 상품부터 매일 하루 5분 이상 음성통화를 하면 기본료가 0원이 되는 상품까지 다양한 저가 요금제로 중년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최근 알뜰폰으로 갈아탄 주부 윤모 씨(59)는 “휴대전화를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별 생각 없이 3만 원대 요금제를 쓰다 친구 소개로 알뜰폰에 가입했다”며 “바꿔보니 요금이 1만 원대로 줄었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국에서 알뜰폰에 가입한 이용자들의 월평균 요금은 1만6000원 수준이다. 우체국은 “가입자의 80%가 40대 이상 중년층과 노년층”이라며 “가입자의 절반 정도가 피처폰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알뜰폰 가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휴대전화기의 종류는 많지 않다. 특히 제조업체들이 단가가 낮은 피처폰 생산을 꺼리면서 휴대전화기가 제때 공급되지 않는 등 중년층 이상 및 저가상품 소비자의 선택권이 크게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부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의 올해 수요를 조사해서 LG와 팬택 및 중국 제조사들과 휴대전화기 생산 물량 협의를 하고 있다”며 “협의가 마무리되면 알뜰폰 휴대전화기 공급이 한결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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