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부동의 1위인 농심이 여름을 앞두고 유일하게 2위로 밀려 있는 비빔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면서 비빔면 1위인 팔도와 격돌하고 있다. 두 회사는 한층 매워진 비빔면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8일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약 725억 원이다.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전체 라면시장에서 4%밖에 안 되지만 최근 ‘국물 없는 라면’의 인기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엔 전체 라면 순위 ‘톱 5’ 제품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팔려나간다. 최근엔 ‘모디슈머’(Modify+Consumer·여러 제품을 섞어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소비자를 이르는 말) 열풍으로 사계절 먹는 제품으로 인식되면서 식품업체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팔도는 8일 스테디셀러인 ‘팔도비빔면’ 출시 30주년을 맞아 매운맛 버전의 신제품인 ‘팔도쫄비빔면’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팔도비빔면’은 비빔면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전체 라면 순위에서도 8위에 오른 팔도의 효자 상품으로 매출은 475억 원, 비빔면 시장 점유율 65%에 이른다.
이번에 내놓은 신제품은 매운맛 평가지수(스코빌지수·SHU)가 2768SHU에 달해 비빔면류 중에서 가장 맵다. 올해 팔도는 ‘팔도비빔면’을 필두로 신제품 ‘팔도쫄비빔면’ ‘팔도비빔면컵’ 등 세 가지 제품으로 비빔면 시장점유율을 70%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팔도는 “최근 동절기 동안(2013년 11월∼2012년 2월) ‘팔도비빔면’이 1000만 개 판매되는 등 최근 4년간 평균인 500만 개보다 100%가량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계절 구분 없이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빔면 시장에서 팔도에 밀리며 자존심에 상처 입은 농심 역시 팔도보다 한 발 앞서 신제품을 내놓으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농심은 현재 ‘둥지냉면’ ‘고추비빔면’ 등으로 비빔면 시장에서는 2위(점유율 12.7%)다.
농심은 2005년 처음 출시됐던 ‘찰비빔면’의 맛을 개선해 최근 주력제품으로 다시 내놨다. 대부분의 비빔면이 새콤하고 달콤한 맛인 반면, 새로 나온 ‘찰비빔면’은 매콤한 맛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비빔장에 고춧가루를 첨가해 매운맛과 시각적 요소를 극대화했으며, 참기름을 첨가해 고소한 뒷맛을 더했다. 지난달엔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혼합한 형태로 ‘신세대 퓨전냉면’을 표방한 태풍냉면을 내놓았다. 메밀소바, 둥지냉면 등 여름철 전략 제품에 대한 마케팅도 강화한다. 지난해 비빔면, 냉면 시장에서 약 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던 농심은 올해 400억 원으로 매출을 두 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뚜기를 제치고 라면시장 2위 복귀를 노리는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에 이어 최근 토마토가 들어간 비빔면인 ‘토마토비비올레’를 내놓으며 비빔면 상품군을 강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3위로 밀려난 시장에서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국물 라면보다 성장이 빠른 비빔면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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