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온라인 쇼핑시장은 최근 4년간 10배로 성장했다. 향후 약 5년간도 매년 2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규모가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규모만 커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혁신을 통한 변화도 놀랍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이제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세계 선두 기업들을 위협하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선진기업의 기술을 단순히 따라하던 중국 온라인 기업들은 이제는 세계적 기업이 된 BAT(바이두, 아리바바, 텅쉰) 등 대형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철저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 질서를 만드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
중국 온라인 업체들은 산업 간 영역을 무너뜨리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 업체인 LeTV와 같은 온라인 기업들은 스마트TV를 출시하며 TCL, 하이센스와 같은 전통 TV 제조업체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IT 기업인 아리바바가 만든 재테크 상품인 위어바오(餘額寶)는 8000만 명의 고객과 85조 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전통 금융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온라인으로만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샤오미(小米)는 설립 4년 만에 2개 상품을 세계 10대 베스트셀러에 올렸다.
이러한 온라인 업체들의 공세에 중국 전통 제조기업들도 판매 채널을 온라인 영역으로 전환하는 소위 ‘O2O(Online-to-Offline)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 O2O가 온라인을 활용해 소비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식으로 발전했다면 중국은 아예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소멸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의류업체 리닝(李寧), 중국 최대 가전 판매업체 쑤닝(蘇寧) 등은 많게는 수백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폐쇄하고 온라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온라인시장의 성장과 변화는 충분한 수요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6억 명에 이르는 인터넷 사용 인구, 5억8000만 대에 이르는 스마트폰 보급량, 전 세계 평균보다 20%나 높은 온라인 쇼핑빈도는 온라인 대량소비를 이끌어 냈다. 씀씀이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온라인 쇼핑인구의 1인당 연간 평균 소비금액은 5000위안(85만 원)을 넘어섰다. 이는 최고급품 시장과 저렴한 시장으로 양분되는 온라인시장의 특징과 택남택녀(집 안에서 쇼핑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인터넷 구매족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대변되는 소비형태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00개가 넘는 중국의 2·3선 도시(각 성의 주요 도시) 중산층 소비자들이 시간과 지역의 제한이 없는 인터넷상품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중소형 도시의 소비자 수는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의 중산층 소비자보다 많다.
내수시장 확대를 위한 중국 정부의 지원도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소비자보호법 제정, 반품 보장, IT 소비 확대 지원대책, 온라인 결제시스템 활성화 등 온라인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준 것. 10∼15위안(1700∼2500원)으로 미국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건당 택배물류비용 또한 큰 역할을 담당한다.
중국 온라인시장의 근본적 변화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첫째, 중국시장에서 소비재 제품은 매장 확장 위주의 접근을 배제하고 온라인에 무게를 둔 온·오프라인 통합전략 방안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자본 부족으로 점포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온 한국 소비재 기업들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최고제품과 초저가제품으로 양분된 중국시장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좋고 믿을 수 있는 한국 제품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IT 강국인 한국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되 철저히 현지화하면 의외의 틈새시장을 만들 수 있다.
국내 온라인 업계도 온라인 소비가 익숙한 중국 택남택녀의 해외직접구매 유치 확대를 위해 더 높은 투자를 해야 한다. 최근 다날이 텐센트와 체결한 국가 간 결제 서비스 제휴 역시 주목해야 할 동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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