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독일 다임러그룹 디터 체체 회장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더 뉴 S클래스’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인 벤츠 모델 중에서도 S클래스는 회사를 대표하는 최고급 세단에 속한다. 2005년 선보인 5세대 모델 이후 8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더 뉴 S클래스 중 ‘S350 블루텍 롱휠베이스모델(기존 모델의 차체 길이를 늘린 것)’을 시승했다. 디테일에 강한 더 뉴 S클래스
대형 세단답게 첫 시선은 차체의 크기에 맞춰졌다. 운전석에 앉아 보닛을 바라보는 데 차량 앞이 잘 내려다보이지 않을 정도로 차체가 컸다. ‘어디 부딪치지 않을까’싶어 스티어링휠을 쥔 손에 자꾸만 힘이 들어갔다.
정작 깊은 인상을 받은 곳은 큰 차체가 아닌 디테일한 장치들이었다. 운전석 옆에 달린 창문 조작버튼은 앞 버튼과 뒤 버튼 사이에 45도쯤 경사를 만들어 운전 중에 쳐다보지 않고도 쉽게 앞뒤 창문을 여닫을 수 있게끔 했다. 차선 이탈시 손가락 끝에 느껴지는 스티어링휠의 진동은 느끼지 못할 만큼 너무 약하지도, 운전에 방해가 될 만큼 세지도 않게 적당했다. 롱휠베이스 모델에 한해 적용된 360도 카메라는 “내가 고급세단을 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갖기에 충분했다. 또 페이드아웃 기술을 연상시키듯 부드럽게 꺼지는 실내등을 보며 벤츠가 고객 만족을 위해 얼마나 세심하게 신경을 썼는지 엿볼 수 있었다. 비즈니스 석에 앉은 듯 안락한 뒷좌석
대형 세단의 경우 차량 오너들이 주로 운전석이 아닌 뒷좌석에 앉는다는 점을 감안해 뒷좌석에도 직접 앉아봤다. 헤드레스트 부분에 달린 폭신한 쿠션이 승차감을 높였다. 총 5250mm인 차체 길이는 성인 남성 두 명이 앞뒤로 여유롭게 앉아도 공간이 남을 정도로 안락했다. 좌석 공간이 여유로운 데다 모니터, USB포트 등 편의장치도 잘 마련돼 있어 마치 여객기 비즈니스 좌석에 앉은 듯했다.
고출력 V형 6기통 디젤 엔진은 항공모함이 앞으로 미끄러져나가듯 부드럽게 차를 이끌어나갔다. 서스펜션(차체 하단 충격 흡수 장치)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시승 중인 차량이 디젤 차량인지 재차 확인해봤을 정도로 소음도 적은 편이었다.
안정 주행이라는 목적에 치우쳐서일까. 가속 성능 등 운전을 하면서 느끼는 재미는 덜한 편이었다. 묵직한 액셀러레이터는 고객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S클래스를 선택하는 고객들이 중시하는 가치는 운전의 재미가 아니라는 걸. S350 블루텍 모델의 가격은 1억2990만∼1억443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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