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재계 총수들을 만나 대미(對美)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재계 조찬간담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양국 교역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방한에서) 원산지 표기 등 부수적인 문제들이 잘 해결됐으니 그 약속에 따라 투자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투자를 하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다만 “한미 FTA의 완전한 이행과 결실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자동차, 정보기술(IT), 유기농 식품 등의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최근 논란이 된 셀피(셀카 사진) 사건을 두고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 데이비드 오티스는 이달 초 백악관에서 갤럭시노트3를 이용해 오바마 대통령과 찍은 셀피를 트위터에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삼성전자의 후원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재계에서는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비자 발급 절차 간소화 등 이민법 개선을 요청했다. 한덕수 무역협회장은 전문직 비자 쿼터 확대와 분쟁광물 규제의 구체성 확보 등을 건의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이 “연설을 잘하는 비결이 뭐냐”고 묻자 오바마 대통령은 “아내(미셸)는 인정하지 않으니 얘기를 좀 해 달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식으로 나온 음식을 모두 비웠다.
간담회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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