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어 1분기도 실적 부진… 임원실 통폐합 등 긴축영업 확산
업계 “조만간 인적 구조조정” 소문
정유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1∼3월)에도 부진한 실적을 올리면서 긴축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올 1분기에 매출 7조6022억 원에 영업이익 472억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85.5%나 떨어졌다. 대주주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정유회사인 아람코여서 수급 측면에서 다른 국내 업체들에 비해 유리한데도 영업이익률은 0.6%에 그쳤다.
국내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매출이 16조88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줄었다. 영업이익은 2262억 원으로 67.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3%에 불과했다. 주력사업인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이 모두 부진했기 때문이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부진이 장기화되자 업계에서는 긴축경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에쓰오일은 최근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홍보와 대관 업무를 합치며 담당 임원을 2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담당 임원이 관행상 정년(60세)이 되면서 자리를 떠나 유사 업무를 합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실적 개선을 위한 비상계획을 세우는 한편 매주 관계사들과 함께 비상경영회의를 열어 운영 예산 절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또 최근 50대 초중반인 임원 5명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임원 6명이 신규 승진했기 때문에 인적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재계 3위 SK그룹의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현대오일뱅크 상무급 임원들은 지난해 말부터 임원실을 내놓고 직원들과 같은 공간을 쓰고 있다. 빈 임원실은 회의실 등 공용 공간으로 바뀌었다. 본부장(전무)급 이상에게만 별도 사무공간을 제공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보니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버티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조만간 인적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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