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건물 수요 늘며 빠른 회복세
해외수주 늘어난 건설사 TF팀… 근무환경 중시하는 럭셔리 업체
글로벌 로펌-컨설팅회사 등… 속속 도심에 새로운 둥지 마련
올 1분기(1∼3월) 서울 중구 회현동 스테이트타워남산에는 컨설팅업체인 ‘베인&컴퍼니’와 카르티에, 피아제 등 해외 유명 보석·시계 브랜드를 운영하는 ‘리치몬트코리아’가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로펌 ‘김&장’은 여러 건물에 흩어져 있던 사무실을 통합해 종로구 도렴동 센터포인트광화문으로 이전했다.
최근 몇 년 새 공급이 늘면서 공실률이 치솟던 서울 종로·광화문 일대 도심 오피스 시장이 빠르게 회복세를 찾고 있다. 2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도심지역 ‘프라임오피스’ 공실률은 12.8%로 전 분기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프라임오피스’는 입지 및 건물 관리 상태가 최상급인 업무용 빌딩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공실률이 0.4%포인트 늘어난 강남과 0.1%포인트 늘어난 여의도와 달리 도심 지역의 공실률이 감소한 것은 새로 준공된 빌딩을 찾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근무환경을 중시하는 컨설팅회사, 로펌, 럭셔리 업체를 중심으로 노후한 빌딩을 벗어나 새 빌딩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며 “주로 도심에 프라임오피스 공급이 집중됐고 이들 빌딩이 적극적으로 임대 마케팅을 펼친 덕분”이라고 말했다.
해외건설 수주가 활기를 띠면서 대형 건설사 본사들이 몰려 있는 도심지역 오피스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올 1분기 서울 종로구 청진동의 신축건물 ‘그랑서울’에는 현대건설의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태스크포스(TF)팀과 대림산업의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 TF팀이 입주했다. 4분기(10∼12월)에는 종로구 청진구역2·3지구(광화문D타워), 청진구역1지구(올레플렉스) 등에 대형 빌딩이 잇따라 준공돼 오피스 공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홍 상무는 “내년에는 신규 오피스 공급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질 예정이어서 서울 도심에 새로 공급되는 오피스들의 공실률이 크게 높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심의 신규 오피스 공실률 하락은 서울 강남 및 여의도에 있던 기업이 이전한 것이 일부 영향을 미쳤고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공실률(5%대 미만)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전반적인 오피스 경기가 좋아졌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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