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만능맨’ 볼보 XC70 도시에서 자유를 꿈꾸는 자의 車

  • 동아경제
  • 입력 2014년 5월 7일 14시 43분


실제 가진 가치보다 저평가 받는 수입차 브랜드 중 대표적인 것이 볼보다.

볼보는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쉽게 질리지 않는 디자인, 높은 실용성을 갖춰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꾸준히 호평 받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여러 가지 이유로 고전해왔다.

하지만 최근 레저문화가 확산되고 가족 단위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서서히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권에 볼보가 들어오고 있다. 볼보만의 특화된 왜건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들을 중심으로.

#소파처럼 안락한 컴포트 시트 “피로감 적어”
볼보 SUV들 가운데 성격이 약간 모호한 차가 XC70이다. 차체와 시트포지션은 일반 SUV보다 낮아 언뜻 왜건을 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실내는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80과 거의 흡사하다. 실제로 도심에서 타보면 약간 높은 세단을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도심을 편안하게 달리다가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캠핑장비를 트렁크에 싣고 사막이나 거친 돌산으로 달려갈 수 있는 차가 바로 XC70이다.

XC70은 영국 왕립예술대학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터 호버리((Peter Horbury)가 디자인했다. 오디오는 12개의 하이파이 스피커와 별도의 서브우퍼까지 있는 650W의 프리미엄사운드로 음질 좋기로 유명하다.

소파처럼 안락하고 편안한 컴포트 시트는 탑승자의 피로감을 덜어준다. 이런 편안함은 장거리 운전 뒤 몸의 피로감에서 쉽게 알 수 있는데, 시승기간 하루에 450km가량을 달린 뒤에도 피로감이 크지 않았다.

뒷좌석도 넓고 편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패밀리카인데도 열선이 제공되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만 체격이 작은 어린이를 위한 부스터시트는 이런 단점을 보완한다. 부스터시트는 키 115cm, 몸무게 22~36kg의 어린이를 위한 1단계, 키 96~120cm에 15~25kg의 어린이를 위한 2단계로 나뉜다. 작동은 시트 아래 레버를 당긴 뒤 좌석을 위로 올리면 된다. 볼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시트의 편안함을 장점 중 하나로 꼽는 경우가 많다.

#대용량 트렁크에 초기 가속 일품
트렁크는 기본 575리터에서 선반을 제거하면 840리터로 확장되고,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1600리터까지 늘어난다. 어지간한 자취방 이삿짐을 실을 정도다. 뒷좌석은 4대2대4로 나눠 접을 수 있어 스키, 골프, 캠핑, 낚시 등 각각의 용도에 알맞게 사용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볼보의 2.4리터 직렬5기통 D5 디젤엔진에 6단 기어트로닉 변속기를 맞물렸다. 볼보의 다른 D5 모델과 같은 엔진으로 최고출력은 215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44.9kg.m(1500~3000rpm)을 발휘한다. 특히 1500rpm부터 최대토크를 뿜어내 초반 가속이 일품이다.

XC70을 타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는 정숙성이다. 디젤엔진이지만 가족들을 태운 장거리 여행에서 조용한 목소리로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소음과 진동이 잘 억제됐다.

#세단의 안정감, 코너링은 한계 분명해
XC70은 일반 세단보다 지상고가 높지만 SUV보다는 낮은 편이다. 때문에 주행 중 세단과 같은 안정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전체적인 차의 성격은 세단과 SUV 중간으로 보면 된다. SUV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인 SUV보다는 세단에 가까운 승차감과 시야, 운동성을 보여준다.

가속은 준주한 편이다. 초반 가속이 뛰어나지만 아무래도 공차중량 1940kg의 무게와 큰 차체 덕분에 한계는 분명히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3초에 도달한다.

고속에서 안정감은 뛰어나지만 SUV라는 차의 성격상 스포츠 드라이브에는 맞지 않는다. 계속되는 구불구불한 길에서 어느 정도 속도는 감당해내지만, 일정 속도를 넘기면 세단과 다른 쏠림이나 출렁거림이 있다. AWD는 할덱스(Haldex) 방식의 사륜구동시스템과 전자제어 프로그램 인스턴트 트랙션으로 구성됐다.

#손꼽기 힘들 정도의 안정장치는 최고 장점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1.1km/ℓ다. 도심에서는 8~9km/ℓ, 고속도로에서 크루즈컨트롤을 사용하니 14km/ℓ를 넘겼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3대7의 비율로 약 450km를 달린 뒤 측정한 연비는 12km/ℓ 내외를 기록했다.

XC70은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많은 안전장치를 탑재했다. 이제는 흔해진 사각지대안전시스템 BLIS, 자전거도 감지해내는 저속추돌경고 및 자동긴급제동시스템인 시티세이프티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차선이탈방지시스템, 졸음운전경고시스템, 클린존 인테리어패키지, 실내공기청정시스템 등이 있다. 리어 서스펜션 높이를 자동 조절해 주행안정성을 높여주는 니보매트 오토매틱 레벨링(Nivomat Automatic Leveling) 시스템 페키지는 선택사양이다.

가격은 기본형 6080만 원, 니보매트 6230만 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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