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같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의 신차 러시에다 원-달러 환율 급락까지 겹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의 올해 1∼4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4만7010대로 전년 동기(14만9204대)보다 1.5% 줄었다. 현대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 등 다른 완성차업체들은 같은 기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8∼23.9% 늘었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기아차만 뒷걸음질을 친 셈이다.
가장 큰 원인은 현대차가 신차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경쟁 차종의 판매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지난해 11월 출시)와 경쟁하는 K7과 K9의 1∼4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와 6.9% 감소했다. 현대차 LF쏘나타가 나온 지난달 K5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9.0% 줄어든 4525대에 그쳤다.
기아차 관계자는 “6월 신형 카니발에 이어 하반기(7∼12월) 신형 쏘렌토까지 나오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기아차의 고민이다.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취약하다. 해외 판매량 가운데 국내 공장 생산 비중이 높아서다. 실제 올해 1∼4월 기아차의 해외 판매량 90만1201대 중 국내 생산량은 절반에 가까운 44만9113대(49.8%)였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해외 판매량(144만1080대) 중 국내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29.6%였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기아차는 2분기(4∼6월)와 3분기(7∼9월)에 전년 동기 대비 달러당 70∼80원이 낮은 환율 때문에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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