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ICT 한국, SW산업은 제자리걸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2일 03시 00분


김도환 정보통신정책硏 원장
“사물네트워크시대엔 SW가 핵심… 국내 산업정책 방향 재정비해야”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의 8%에 머물고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우는 일이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대비하는 최선의 지름길입니다.”

대표적 ICT 싱크탱크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김도환 원장(55·사진)은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주위의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IoT 시대에 맞춰 ICT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소프트웨어(SW)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 및 서비스 산업의 혁신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IoT 시대라고 해서 자동차나 의료·교육 등의 제품과 서비스의 본질까지 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오히려 기존 제품에 빅데이터, 클라우드, 3차원(3D) 프린팅 등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만들 수 있는 SW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디터 체체 독일 다임러그룹 회장이 ‘자동차는 기름이 아니라 SW로 달린다’고 말할 정도로 산업 전 분야에 걸쳐 SW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2002년 이후 SW의 시장 규모는 반도체나 휴대전화기 등 하드웨어(HW) 부문을 앞질렀고 이익률도 4배 이상 크다”고 소개했다.

김 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인프라와 ICT 제조 능력을 갖춘 한국이지만 한국의 SW 산업은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올해 1분기(1∼3월) 한국의 ICT 수출액은 사상 처음 400억 달러(약 41조 원)를 돌파했지만 이 중 SW 분야 수출액은 미미하다. 또 SW 산업이 국내 ICT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에 그친다는 통계도 있다.

김 원장은 “대학의 SW 관련 학과 정원이 줄고 인재들이 SW 직종을 기피하는 국내 현실로는 IoT 시대의 비전이 밝지 않다”며 “2017년까지 매출 100억 원 이상의 글로벌 SW 기업을 50개 육성하는 등 SW 강국 건설에 정책 목표를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8일 지난해 2조3000억 원인 국내 IoT 시장 규모를 2020년까지 30조 원 이상으로 늘리는 등 SW 중심의 ICT 생태계 구축 목표를 천명한 것에 대해 그는 기대가 컸다. 김 원장은 “정부의 국정과제에 기여하기 위해 정책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지원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ICT#소프트웨어#김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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