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애플’로 불리던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Xiaomi)’가 올해 1분기(1∼3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쳤습니다. 1년 전 3.0%였던 시장점유율이 11.0%로 급성장하면서 설립 4년 만에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레노버에 이어 3대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샤오미는 애플의 아류 정도로 여겨졌습니다. 제품은 물론이고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이 청바지와 검정 상의를 즐겨 입자 애플의 스티브 잡스 패션을 따라한다는 조롱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방문한 중국 베이징(北京) 샤오미 본사에서 애플과 다른 샤오미만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은 최대한 싸게 팔고 수익은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거둔다’는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가장 비싼 스마트폰도 2000위안(약 33만 원)을 넘지 않습니다. 샤오미는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MiUI’와 중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장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샤오미 마케팅 담당자는 “스마트폰은 우리의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를 구현하는 플랫폼에 불과하다”고 강조합니다. 실제 샤오미 본사의 스마트폰 판매 담당 부서 직원은 10여 명에 불과합니다. 거의 모든 판매가 온라인에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샤오미 본사에서는 좁쌀을 붙여 만든 스마트폰 모형, 샤오미 로고가 새겨진 자수 등 고객들이 보낸 수백 점의 선물이 진열돼 있습니다. 샤오미의 남다른 고객 관리가 충성도 높은 고객을 다수 확보하는 비결입니다. 샤오미는 고객을 ‘팔로어(Follower)’로 부르며 마치 연예인이 팬을 관리하듯 블로그와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고객의 의견을 매주 정기 업데이트에 반영해 왔습니다. 실제 본사 직원 2800명 가운데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는 인력은 1500명이나 됩니다.
샤오미 본사에는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등 10여 개국의 국기가 걸려 있습니다. 샤오미가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할 예정인 나라입니다. 샤오미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전 세계에 진출한 애플과 달리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신흥시장부터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이미 샤오미의 인기는 중국을 넘어 홍콩, 대만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샤오미 마케팅 담당자에게 한국 진출 계획을 묻자 그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알뜰폰 가격의 절반 수준인 샤오미의 스마트폰이 한국에 들어온다면 소비자들에겐 환영받을 일이지만 한국의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엔 적잖은 위협이 될 것입니다. 샤오미를 ‘짝퉁 애플’로 얕잡아 봐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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