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광고 집행을 늘리고 주류와 여행 관련 소비가 일부 회복되는 등 세월호 참사로 냉각됐던 일상적인 소비가 정상화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15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광고경기 예측지수(KAI)에 따르면 6월 종합 KAI는 113.0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광고주 가운데 광고비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수가 줄이겠다고 응답한 수보다 다소 많아졌다는 의미다.
코바코는 브라질 월드컵 등을 앞두고 기업들의 광고 마케팅 기대심리가 살아나는 것으로 풀이했다. 공공 부문 투자 조기 집행 등 정부의 내수경기 활성화 대책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체별로는 지상파TV 광고가 113.4로 가장 높았고 케이블TV도 107.3으로 높았다. 업종별로는 기초산업재와 식품, 화장품, 전기전자, 정보통신, 자동차 등에서 높았다. 패션, 부동산, 유통 등은 상대적으로 약세였다.
추모 분위기를 감안해 광고를 중단했던 주류업계들은 마케팅을 재개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신제품 맥주 ‘클라우드’의 프리 론칭 광고를 재개했다. 전지현을 모델로 한 본 광고 시작 시점도 검토 중이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역시 월드컵과 맥주 성수기를 앞두고 광고·마케팅 재개에 나서고 있다. AB인베브에 인수되면서 브라질 월드컵 공식 맥주 스폰서가 된 오비맥주는 월드컵 마케팅 재개 시점을 살피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주류 판매도 늘어나 소비심리 회복을 점치게 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5월 1∼14일 주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세월호 사고 직후인 4월 17∼30일보다 5%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술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소비를 자제하는 심리가 누그러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종류별로는 와인(25.9%)과 소주(23.5%)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각각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각종 기념일 선물 수요와 5월 초 연휴의 나들이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휴 중 여행으로 인한 소비 증가도 나타났다. 이달 1∼6일 전국 이마트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지역의 증가율이 34%로 가장 컸다. 연휴 때 강원도를 찾은 이들이 지갑을 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일, 축산품 등 신선식품의 매출 증가율(52.3%)이 가장 컸다.
한편 지난달 경제지표들은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4월 할인점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줄었고 백화점 매출액은 1.1% 감소했다. 정부는 음식료품과 의류를 주로 파는 할인점과 백화점 매출 동향을 매달 초 가집계해 공식 소비통계가 나오기 전에 경기의 움직임을 추정하고 있다.
전체 소비 규모를 볼 수 있는 4월 신용카드 승인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증가하는 데 그쳤다. 3월의 증가율(7.0%)보다 증가세가 둔화한 것이다. 반면 신차 출시 효과 덕분에 4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작년 4월보다 10.1% 늘었고 휘발유 판매량은 0.3% 증가했다.
댓글 0